몇 년 전 일이 생각납니다. 교대근무하고 있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 지인은 중학교 동창이지만 연락도 모르고 살게 되던 차 갑자기 전화가 와서 나도 모르게 살짝 당황하게 되었습니다.
통화 도중 그 지인은 소방서 근무하는 나를 확인하고는 다짜고짜 불평불만으로 따지는 내용이었습니다.
내용을 자세히 들어본 즉, 주정차 금지 위반 스티커(소방용수 주변 주정차 위반 과태료 부과 처분 용지)가 차량 앞유리창에 붙어져 있었다는 것입니다(실제로는 윈도우 브러쉬에 끼워 놓은 방식인데요)
이에 불쾌하여 나에게 전화를 했고, 과태료 용지에 쓰여 있는 이름, 즉 업무 담당자가 누구냐고 투덜투덜 신경질적으로 묻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지인의 불평불만은 다 듣고 나서, 업무의 방향성, 취지를 설명하고 달래 놓고, 다음부터는 실제로 과태료 처분이 될 터이니 앞으로는 조심하라고 타이른 일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전화가 저뿐만 아니라 공직에 근무하신 분들은 이러한 민원인 전화를 받는 것은 비일비재 할 것입니다. 돈과 관련된 과태료건으로, 전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주민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는 일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가령, 과태료 처분 대상 홍보 안내문을 받고, 과태료를 납부해야 할 줄 알고, 겁이 나서 직접 담당자에게 전화해서 다짜고짜 항의하는 부분들, “소화전이 그곳에 있는 줄 몰랐다”, “과태료 부과 대상인 줄 몰랐다”,“ 앞(뒤)차는 괜찮고 왜 내 차만 대상이냐” 하는 등 불평불만은 다양합니다.
우리 소방관들도 이런 다양한 민원인의 요구사항 중에 그래도 다소 이해가는 부분은 소화전 인근이 주·정차 위반에 해당하는 것인지 모르셨다는 민원인데, 우리 소방은 이러한 민원에 대한 해답을 드리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 왔습니다.
그 과정으로 처음에는 소화전에 작은 글씨로 “주·정차 행위 금지에 대한 법조항”을 써서 소화전 표지판에 붙여 놓기도 하고, 이것도 잘 안보인다고 민원을 제기 하셔서 보조 팻말에 야광 반사판까지 추가하여 주·정차 금지를 알리기도 하였다.
갖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치다 지금은 주요 도로 위에 설치된 소화전부터 시작하여 모든 소화전으로 확대 시행하여, 보도블록 경계석이나, 도로 가장자리 차선 경계선 등에 빨강색으로 넓게 바탕을 칠하고, 심봉사도 알아볼 수 있게 글자도 아주 큰 글씨로 “소화전 인근 5미터 이내 주정차 금지”라는 표식을 해 놨습니다.
이정도면 유치원생이 보아도 “소화전 주변에는 세발자전거도 세우면 안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확하며, 확실하게 주·정차 금지 표식을 해 두었다.
이로써 이젠 적어도 “소화전을 못 봤다”는 민원인과의 의견충돌은 피할 조건이 성립된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사항은 소화전 주변 불법 주정차 단속도 확실한 증거가 되어 “국민신문고”에 제보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 자료가 되어서 “과태료 처분”은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는 것을 국민들은 알아야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쁜 시간 민원인과의 다소 불편한 내용으로 대화를 주고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음에도 소화전 인근 주·정차 위반을 단속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말 이유는 이것 한 가지 때문입니다. 화재 발생 시에 제아무리 빨리 현장에 도착한다 하더라도 소방용수가 추가적으로 제때 보급되지 않으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막대한 피해를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사항들이 평소에 소방을 아껴주시고 믿어주시는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 되어, 선의의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당부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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