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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詩〕초가지붕과 박꽃, 그리고 가을 산 - 시인/수필가 김병연
  • 기사등록 2022-10-29 18: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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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음을 타는

별과 달은

밤이면

얼굴을 드러냅니다

 

초가지붕 위에

수줍은 듯 핀

하아얀 박꽃은

달빛을 받으면

더욱 아름답습니다

 

이젠

추억이 되었습니다

초가지붕과 박꽃

 

봄꽃이나 여름꽃보다

더욱 아름다운 단풍꽃

 

단풍꽃이

온 산을 뒤덮은 가을 산은

거대한 꽃송이

 

단풍꽃이

온 산을 뒤덮은 가을 산은

아름다운 꽃산 

 

꽃 중의 꽃

단풍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유혹의 가을 산

 

그 가을 산에

내가 살고 낭만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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