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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맛이 시작되는 곳 신안군, 맛이 없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8-16 08: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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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 신안군은 대한민국 맛이 시작되는 곳이다. 맛의 근원은 간이며, 음식 간의 근원은 소금이므로 대한민국의 맛은 국내 천일염의 78%를 생산하고 있는 신안군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한 표현은 아닐 것이다.

 

소금은 가장 오래된 식품 조미료 및 방부제이며, 우리가 요리하는 모든 음식의 더 나은 맛을 내는 데 사용된다. 그렇기에 그 중요성은 세계의 역사에 나타나 있다. 


가장 오래된 도시 중에는 소금의 거래를 중심으로 생겨난 곳들이 많다, 고대 로마에서는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했는데, 가장 활기찬 길은 소금의 길(Via Salaria)이었다.

 

생명의 소금(sel de la vie)이라는 속담이 있는 프랑스에서 가벨(gabelle)은 원래 세금을 통칭하는 말이었는데, 나중에는 소금 세금만을 의미하게 되었고, 이것이 프랑스 혁명의 큰 원인이 되었다. 고대 중국에서는 소금이 국가의 기본적인 수입원이었으며, 근대에서도 많은 정부가 그랬다.

 

식품 및 요리와 떼어 놓을 수 없는 소금은 식품산업과 음식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집트인들은 염장(鹽藏) 생선을 상품화하여 시리아와 팔레스타인으로 수출했다. 로마의 미식가들은 리쿠아멘(liquamen)이라는 소금을 사용한 발효 조미료를 이용했다.

 

소금을 사용한 식품은 특히 소금이 풍부한 산지에서 많이 발달했다. 미국 뉴욕주 남서부에 있는 도시인 시러큐스(Syracuse)는 도시 아래에 수천 년에 걸쳐 형성된 소금층이 있다. 그로 인해 시러큐스는 소금 생산지로 유명해 소금 도시(Salt City)라는 별칭이 있으며, 소금은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에 깊이 뿌리내렸다. 특히 소금물에 삶은 감자로 만든 요리인 시러큐스 소금 감자(Syracuse Salt Potatoes)는 이 지역의 상징적인 요리가 되었다.

 

일본 효고현(兵庫県) 남서부에 있는 아코시(赤穂市)는 서쪽으로 오카야마현(岡山県), 남쪽으로는 세토나이해(瀬戸内海)에 접해 있으며, 예로부터 제염업이 매우 발달된 곳이다. 소금 생산지인 아코시는 소금과 결부되어 발달된 식품 산업을 근간으로 지역에서 해산물, 과일 및 채소와 같은 현지 재료와 소금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를 개발하여 관광산업으로 육성하였다.

 

워싱턴포스트지에서 "캐나다에서 가장 멋진 섬"으로 선정된 솔트 스프링(Salt Spring)은 10,000명의 예술가들이 거주하는 곳이라는 점과 함께 지역에서 생산된 홉, 소금과 샘물로 만든 맥주가 유명하다.

 

해외의 소금 산지 중에는 관광지가 많다. 소금 호수로는 우유니(볼리비아), 살리나스 그란데스(아르헨티나), 쇼트 엘 제리드(튀니지), 사해(이스라엘), 모노호(미국), 힐리어(호주)가 유명하다. 소금 광산으로는 비엘리치카(폴란드), 베이(스위스), 카르도나(스페인), 살리네라스(페루)가 유명하다. 이곳들은 소금 호수나 소금 광산이 유명 관광지가 됨에 따라 대부분 소금은 물론 지역에서 생산된 소금을 이용한 음식이 발달되어 있다. 

 

반면에 국내 천일염의 최대 산지인 신안은 여러 섬에 화훼를 식재하여 꽃축제 등 다양한 볼거리 제공으로 방문객을 늘려오고 있으나 전통 음식의 상업화, 천일염을 활용한 특색있는 음식 육성은 물론 관광 상품용 소금 산업 육성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관광산업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뿐만 아니라 먹을거리가 중요하고, 대한민국 맛이 시작되는 곳이라는 점에서 천일염, 지역 농산물과 해산물을 활용한 특색있는 먹거리를 육성해 맛이 있는 곳으로 변신하고, 지역이 더욱더 발전하길 기대한다.

 

참고자료

허북구. 2022. 신안군, 뷔페식 관광정책과 정식의 엇박자. 전남인터넷신문 7월 7일 칼럼

허북구. 2022. 신안군, 허브와 식용꽃 소금의 관광 상품화 기대. 전남인터넷신문 5월 25일 칼럼.

허북구. 2022. 신안군, 화훼기반 뷔페식 관광정책의 명암. 전남인터넷신문 6월 21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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