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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나주 배즙 상품은 나주배 지하 저장고 유산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7-08 0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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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배즙 상표[전남인터넷신문]지방의 택배 상품은 현재 수신이 많아졌으나 과거의 경우 발송이 많았다. 특히 나주는 10여 년 전쯤 가을이면 농산물의 택배 발송 상품이 많았는데, 그중에서 배즙이 약 20%를 차지했다. 


나주에서 배즙 생산이 성황을 이루었을 때는 200여 개의 배즙 추출 업체가 영업했을 정도로 배즙을 추출하고 이용하는 문화가 발달했다.

 

나주에서 배즙의 추출과 이용문화가 발달된 것은 기본적으로 배 생산량이 많은 것과 함께 저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육과의 즙을 이용하는 문화가 배경이 되었다. 과거 나주의 배 농가들은 배의 출하시기를 조절하기 위해 지하 저장고를 만들고 배를 저장했으며, 저장 과정에서 연육과가 발생했다.

 

2022년 3월 12일 나주시 다시면 동곡리 월성마을 배 과수원에서 인터뷰 한 윤0순(1950년생) 씨에 의하면 “옛날 만상(만삼길)을 저장했다가 출하 작업을 할 때는 물렁물렁 한 것을 골라냈다. 만상을 창고에 쟁여 놓으면 옴싹 썩은 것이 없었고, 조금씩 썩었는데, 저장 중에 까맣게 된 배는 버렸다. 배 껍질 색은 안 변하고 말랑말랑한 것들은 껍질이 홀라랑 벗겨졌는데, 쭉 빨아서 먹었다.

 

물렁물렁한 배는 맑은 물이 나왔는데, 그것은 엄청 맛있었으며. 어르신들은 약이 된다고 해서 즙을 받아서 먹었다. 배즙은 널벅 위에 나무를 놓고 그 위에 올려놓은 소쿠리에 홍시처럼 물렁물렁한 배를 놓으면 즙이 뚝뚝 떨어졌다. 그것을 받아 단지에 모아두고 끓이지 않고 생으로 먹었는데, 오랫동안 두어도 변질되지 않았다. 생강같은 것은 안 넣었고 끓여서 먹을 줄 몰랐다.

 

저장 중에 물렁물렁해진 배에서 배즙을 받아 먹어본 지는 35년 전쯤 되었다. 그때는 약도 많이 안쳤으며, 만상(만삼길)의 즙을 먹으면 감기나 천식 등에 바로 효과가 있었다.”라고 제보를 해 주셨다.

 

한편, 2022년 3월 12일 나주시 다시면 회진리에서 인터뷰 한 유0자 씨는 “나주에서 두 번째로 고 내는 것을 했다. 둘째 아들이 지금 마흔여섯인데, 군대 갈 때 고낼 것을 씻어 주고 훈련소에 갔다. 당시에는 개소주와 붕어즙을 많이 했다. 많을 때는 하루에 노루만 25솥 정도 고를 냈다.

 

둘째 아들이 제대할 때쯤 배고를 냈다. 배고를 내면서 가스 불로 하는 큰 솥으로 교체했는데, 솥 하나에 배 콘테이너 박스 10개 이상 들어갔다. 고를 낼 때는 배를 씻은 후 갈아 넣고, 주문에 따라 도라지, 생강을 넣어주기도 했다. 위생 허가증이 있어야 했는데, 과거에는 가정에서 배만 고를 내는 곳들이 있어서 나주에 200개가 넘었다. 추석에 작업하면 배에 점이 있는 것들이 많았는데, 이런 것들은 진짜 달았고, 바람에 떨어진 것은 맛이 없었다.”라는 제보를 해 주셨다. 

 

위 두건의 제보를 통해 나주에서 배즙이 상품으로 된 과정과 시기를 유추할 수 있다. 또한 지금은 배즙이라는 명칭이 많이 사용되고 있으나 과거에는 배즙에 대해 ‘배고’ 또는 ‘배엑기스’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발전한 나주 배는 현재 현대화되고 위생적인 시설과 과학적인 방법이 동원되어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맛, 용량, 포장 및 기능성을 가진 상품으로 개발되어 제조 및 유통되고 있다(사진, http://goodfnb.com에서 인용).

 

참고자료

허북구. 2022. 나주 배 천식고와 배숙 문화. 전남인터넷신문 2022.07.06. 칼럼.

허북구. 2022. 나주 배 지하 저장고의 유산, 나주 배즙. 전남인터넷신문 2022.07.05. 칼럼.

허북구 등. 2007. 전남 나주지역에서 배 추출물의 제조 및 판매 실태. 생명자원과학연구 29:19-31.

허북구, 박용서 등. 2009. 백운배의 화학성분과 생리활성 효과. 한국지역사회생활과학회지 20(4):549-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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