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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나주 배의 봉지 씌우기용 봉지와 결속 재료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6-28 07:5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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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봉지씌우기[전남인터넷신문]배 재배에서 봉지씌우기는 ① 검은무늬병(흑반병), 깍지벌레류 등 병충해의 방제, ② 과실의 외관 향상과 오염 방지, ③ 과실의 생육 중 농약 사용에 의한 과실 보호, ④ 과실 봉지의 온실효과에 의한 과일의 초기 생장 촉진, ⑤ 곤충이나 새의 피해 방지, ⑥ 과실의 착색 개선 ⑦ 기타 등의 목적이 있다.

 

나주에서 배 재배시 봉지를 씌웠던 역사는 일제 강점기 때부터로 국내의 과수원에서는 가장 오래된 역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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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에서 국내 처음으로 배 봉지를 씌웠던 것은 일본에서 시행되었던 배 봉지씌우기 기술이 도입된 것과 관련이 있다.

 

일본에서 배에 봉지씌우기를 한 것은 1900년대 초로 신문지로 만든 봉지가 이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돗토리현(鳥取県)에서는 1920년에 배에 검은무늬병이 대량 발생해 산지가 위기적인 상태가 되었는데, 이 위기를 구한 기술 중의 하나가 파라핀 봉지였다.

 

일본에서 파라핀 봉지는 1915년에 개발되어 검은무늬병의 방제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배 재배 산지인 돗토리현에서는 1924년에 이 기술을 도입했으며, 1927년에는 전국적으로 보급되었다. 돗토리현의 과실농업협동조합에서는 1949년에 배 봉지 공장을 설립하였다.

 

일본에서 1925년부터 1962년 무렵까지의 봉지씌우기는 낙화기를 지나 과경에 탈지면을 감고 파라핀 봉지씌우기를 했다가 6월 하순에는 신문지로 만든 봉지를 씌우는 방법이 많이 사용되었다. 1968년에는 봉지에 접착제가 붙은 봉지를 개발되었다. 1971년에는 20세기 배에 거의 다 봉지씌우기가 사용되었으며, 1982년에는 스톱퍼(Stopper)가 있는 원터치 봉지가 실용화되어 한사람이 1시간당 300장 정도 봉지씌우기가 가능해졌다.

 

나주에서는 일제 강점기 때부터 신문지로 봉지를 만들어 배에 봉지씌우기를 했는데, 1940년대 전쟁으로 인한 일본의 통제경제 시기와 광복 이후에는 물자가 부족해서 봉지를 만들 신문지조차 없었던 시기가 있었다.

 

배 봉지 재료는 일제 강점기 때부터 신문지를 이용했는데, 1990년대 초에는 미국 전화번호부 책이 수입되어 이용되었다. 이 전화번호부 책은 접으면 배 봉지 크기에 알맞은 크기였으며, 종이가 얇고, 질겨서 신문보다 배 봉지용으로 좋았다. 2000년대 이후 화산, 만풍 등 녹색이 남는 품종이나 황금배 등의 청색계 배 계통 전용의 투광 차단용 흑색 등의 봉지가 이용되기도 했다.

 

배 봉지를 만들기 위해 신문지의 절단은 주로 칼을 이용했으나 양이 많은 집에서는 종이를 자르는 작두를 준비해서 잘랐으며, 일부 농가에서는 나주 읍내 인쇄소에 의뢰해서 재단기로 자른 다음 봉지 제작에 이용했다. 재단은 신문지를 앞뒤가 차이가 나게 하여 잘랐으며, 제작은 풀칠할 부분을 제외하고는 포개 놓고, 밀가루 풀을 솔로 바른 다음 풀칠한 부분을 붙여서 봉투를 만들었다. 

 

나주배 재배에서 배 봉지는 중요했으므로 배 농가에서는 밤이면 가족들과 동네 사람들이 둘러앉아 신문지로 배 봉지를 만드는 것이 일이었다. 배 봉지는 가족들이 만드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아가씨들이 직업적으로 만들기도 했다. 1970년대 초에 나주 영산포 대박촌 아가씨들은 배 봉지를 만들어서 결혼 자금을 만들었을 정도로 배 봉투 만드는 것은 일이 많았다. 1990년대에는 봉지를 1개 붙이면 2원 정도 했는데, 100개를 하나의 묶음으로 해서 계산했다.

 

1970년대 이전에는 나주배 봉지를 만드는 것 외에 봉지씌우기를 할 때 결속용으로 필요한 결속용 재료도 농가에서 만들어 사용한 사례가 있었다. 결속용 재료는 양철 또는 통조림통을 가위로 잘라서 편 다음 폭은 2-3mm, 길이는 5cm 내외로 잘라서 준비했다.

 

나주 배원에서는 지금도 변함없이 배 봉지가 봉지 씌우기용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그 역사를 되돌려 보면 위와 같이 재료, 만드는 방법 등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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