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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나주 토종 배나무와 나주 고목 사과나무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6-07 07: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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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 금천면 대형 사과나무[전남인터넷신문]나주시는 지난 5월에 수령 200년 된 '나주 토종 배나무'를 나주시 향토문화 유산으로 신규 지정 고시했다. 나주 토종 배나무는 재래종 배나무로 노안면 학산리 수령 150년 된 배나무와 다도면 도동리 수령 200년 된 배나무다. 

 

전국 최대 배 주산지이자 최초로 근대식 상업적인 배 과수원이 조성된 나주에서 '나주 토종 배나무'의 나주시 향토문화 유산 지정 고시는 ‘나주 토종 고령 배나무의 보존’은 물론 나주배의 역사성과 배 주산지 나주의 브랜드적 가치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나주는 역사성, 배의 생산량, 배나무 재배기술 기술, 배의 유통과 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지역이다. 그러다 보니 역사성이 있는 다른 과수들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복숭아와 사과이다. 나주에 근대적인 과수원 조성 주역인 일본인 마쓰후지 덴노꾸(松藤田六)는 일본 나가사키현(長崎縣) 출신으로 1904년 2월에 나주로 이주해 과수원을 시작했다. 과수원에는 일본에서 배나무, 복숭아나무, 사과나무, 포도나무 등을 가져와서 심었는데, 그 시기는 1904년이라는 설에서부터 1906년, 1910년 설 등 몇 가지가 있다. 

 

현재까지 확실한 기록물은 없으나 늦어도 1910년 경에 나주에 배나무를 비롯해 복숭아나무, 사과나무 등이 식재되었고, 그것은 새로운 소득작물이 되었다. 1919년 7월 26일자 매일신보의 ‘나주 과물의 성가(羅州 果物의 聲價)’라는 기사를 보면 “올해에 이미 복숭아의 경성 발송이 6톤, 사과가 8상자이다. 일본으로도 사과 9상자, 장기(長崎)에는 10상자, 신호(神戶)에도 10상자를 수출하여 점차 그 판로를 확장하고 있음은 이곳의 지방산업을 위하여 기쁜 일이라 할 수 있겠다.”라는 내용이 있다. 1910년대 나주에서는 복숭아와 사과가 수출 품목이었음을 알 수가 있다.

 

나주에 근대 산업적 과수원을 개척한 마쓰후지 덴로꾸(松藤傳六)는 1939년에 나주에서 사망했다. 일제 조선총독부는 1941년에 그의 공적비를 세웠는데, 그 공적서에는 당시 나주군내 과수원 현황이 소개되어 있다. 그 자료에 의하면 과수의 식재 본수는 복숭아 68,655본, 배 34,272본, 감나무 7,293본, 사과 6,349본, 포도 5,347본으로 사과 등 다양한 과수가 식재되었고, 복숭아나무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나 있다. 

 

복숭아는 1947년 8월 27일자 동광신문의 ‘조선 통조림 등 세계진출 기도’라는 기사에 “서기 1934년 일인 우원일성(宇垣一成)이가 공주 시찰중 우연히 모 농장정원에 황도 한그루를 발견하고 10년에 걸쳐 연구하여 본 결과 나주지방이 가장 적당한 재배지방이라는 것을 알고 멀리 미국으로부터 10여종의 황도묘목을 수입하여 약 500정보의 재배면적을 획득하였다.” 이라는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가공공장까지 나주에 설치되어 판매되는 등 1970년대까지 나주배 못지 않게 주요 생산 과일이었다. 

 

사과 또한 역사성 있는 과일로 나주가 산지 역할을 해 왔으나 현재까지 보존된 시설이나 기록은 배와 복숭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그런 가운데 나주시 금천면 오강리 1구의 주택에 있는 70년 정도된 사과나무(사진)는 나주 사과 재배의 역사와 명성을 증명하고 있다. 이 사과나무는 사과껍질이 황색인 골든딜리셔스(golden delicious) 품종으로 추정되며, 국내에서 줄기가 제일 굵은 사과나무로 여겨진다.

 

나주에 현존하는 이 큰 사과나무는 사과의 품종 측면, 고령수임에도 불구하고 생육상태가 매우 좋고 크다는 점, 사과 재배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즉, '나주 토종 배나무'의 나주시 향토문화 유산 신규 지정 고시가 나주배의 브랜드가치 측면에서 의미가 있고 가치가 큰 것처럼 국내 사과 재배 역사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사과나무가 나주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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