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우리나라에서 쑥은 단군신화에 등장한다.
1614년(광해군 6) 이수광(李睟光)이 편찬한 백과사전 격인 『지봉유설(芝峰類說)』 권 19에는 “고려에서 상사일(上巳日)이면 청애병(靑艾餠, 쌀가루에 어린 쑥잎을 섞어 찐 설기)을 만들어 으뜸가는 음식으로 삼았다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중국의 고문헌인 『요사(遼史)』에는 “발해에서는 5월 5일에 쑥떡을 만드는 풍습이 있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발해는 고구려 출신 대조영(高王)이 한반도 북부·중국 동북(東北) 지방 동부·연해주에 국가를 세워 698년에서 926년까지 존재했던 나라이다.
이외 고문헌에는 쑥을 이용했던 문화가 많이 나타나 있으며, 조선 시대의 많은 문헌에는 쑥떡이 나타나 있다. 쑥떡은 오늘날에도 많이 이용하므로 쑥의 이용과 쑥떡을 제조하는 것에 대해 굳이 전통문화라며 구별하지 않는다.
쑥떡의 제조 과정은 과거와 현재를 구별하는 경우가 많지 않으나 현재와 과거의 제조법을 비교해 보면 많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의 쑥떡용 쑥은 대부분 채취한 후 삶아서 건조한다. 열처리에 의해 효소를 불활성화시키고, 그에 따라 쑥의 색깔을 유지하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과거의 경우에는 쑥을 수확 후 데치거나 삶지 않고 건조부터 했다.
2014년 3월 16일 완도군 보길면 정자리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과거에 쑥떡을 만들었던 방법에 대해 “① 봄철에 쑥을 수확해 덕석에 건조했다. ② 건조된 쑥을 절구에 넣고 도굿대로 파쇄 후 부드러운 것만 모았다. ③ 도굿대로 파쇄한 쑥을 습기가 차지 않도록 한지로 싸서 보관했다. ④ 설을 앞두고 솥에 넣고 물을 부은 다음 삶았다. ⑤ 삶아서 검푸른 물을 뺐다. ⑥ 물기를 짜내고 떡 만드는 데 이용했다.” 라고 하셨다.
2022년 4월 4일 장흥군과 보성군의 경계 지역인 보성군 회천면의 농가에서는 쑥을 건조 시키고 있었다. 그래서 삶지 않고 건조부터 하는 이유를 질문하니까 옛날부터 해온 방법으로 삶지 않고 건조해 두었다가 떡을 만들면 향기가 좋다고 했다. 그 설명을 들으면서 과거 보길도에서 쑥을 채취 후 곧바로 건조했던 방법이 지금도 보성에서 행해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2022년 4월 17일 장흥읍 5일장에서는 80대 어르신이 쑥떡용 건조 쑥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 쑥은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분쇄되어 있었으며, 쑥이라는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쑥이라는 사실을 알기 힘들었다.
제조 방법에 호기심이 생겨 제조 과정을 질문해 보니 “① 쑥을 채취 후 건조했다. ② 바싹 마른 쑥을 절구에 넣고 빻았다. ③ 곱게 빻은 쑥을 얼게미(체)로 쳐서 거친 것을 제거하고 부드러운 것만을 시장에 갖고 나왔다.” 라는 것이다. 이 방법은 과거에 떡을 만들 때 사용하는 방법으로 일손이 많이 가는 방법이며, 최근에는 그렇게 만든 것들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냉장고와 떡 제조 기계의 보급에 의해 쑥떡을 간단하게 만들 수 있게 된지가 수십 년이 되었건만 장흥 5일장에서는 옛날의 쑥떡 제조 방법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옛날 방식으로 만들어진 쑥떡 재료를 구입하여 떡을 만들 수가 있었다.
이것은 5일장에서 판매하는 옛날 방식의 쑥떡 재료를 구입하여 떡을 해 먹을 수 있다는 의의 외에 살아있는 전통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떡을 만들고, 스토리텔링을 하면 장흥만의 차별화된 떡으로 브랜드화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시장에서 만난 옛날 방식의 쑥떡용 쑥의 조제 방법을 살리면서 지역민의 소득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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