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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읍 오일장의 고구마 빼깽이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4-14 08: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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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지난 4월 3일 구례읍 오일장에서 고구마 빼깽이를 발견했다. 


수십 년 만에 보는 것이어서 반가운 마음에 일단 샀다. 사 놓고 보니 잊혀진 고구마 빼깽이에 관한 기억들이 하나둘 생각나기 시작해 추억의 음식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할 정도로 실감이 났고 경험했다.

 

고구마 빼깽이는 요즘 고구마 말랭이라고도 표현하나 과거의 고구마 빼깽이와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요즈음의 고구마 말랭이는 고구마를 먹기 좋게 잘라서 찐 다음 반 건조시켜서 그것 자체를 먹기 좋게 만든 것으로 최종 산물 성격이 강하다. 

 

반면에 과거 고구마 빼깽이로 불린 것은 크게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고구마를 얇고 납작하게 썰어서 바짝 말린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고구마 중에서 아주 작은 것들을 찌거나 삶아서 바짝 말린 것이었다. 어느 것이나 최종 산물로 사용되기 보다는 음식 재료로 사용되었다.

 

고구마 빼깽이중 생고구마를 얇게 썰어서 바짝 말린 것은 가정에서는 겨울철의 보관과 음식재료의 가공 측면에서 이루어졌다. 고구마가 주식(主食)이다시피 많이 이용되었던 시절에 고구마의 보관은 중요한 문제였는데, 고구마를 캘 때 상처가 난 것들은 겨울철의 보관시에 썩기 쉬우므로 장기 보관 차원에서 얇게 썰어서 건조 시킨 후 보관했다.

 

가정용 고구마 빼깽이는 가성에서 생고구마를 칼로 썰어 채반 등에 소량으로 말렸다면 소주 공장용 수매용 고구마는 대량으로 생산되었다. 양이 많다 보니 작두로 썰었고, 도로변을 하얗게 덮을 정도로 많은 양을 건조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가 있었다.

 

생고구마를 건조시켜서 바싹 말려 둔 것은 사카린(saccharin)을 탄 물에 찌거나 삶은 다음 그 자체를 먹거나 벌꿀, 조청 등을 묻혀서 먹기도 했다. 더러는 밥에 넣어 먹거나 죽(고구마 빼깽이죽)을 끓이는 데 활용하는 등 다양하게 이용되었다.

 

고구마 중에서 아주 작은 것들은 그 자체를 삶아서 먹기에는 작아서 삶거나 쪄서 말린 후 간식 및 음식 재료에 사용되었다.

 

생고구마와 삶은 고구마 빼깽이 모두 식량이 부족하던 시절의 음식으로 최근에는 찾아보거나 맛보기 힘든 시대가 되었으나 구례읍 오일장에서는 80대 어르신이 생고구마를 썰어서 말린 것을 판매하고 계셨다. 고구마 빼깽이를 사는 사람이 없으면 팔지 않을 텐데 누군가가 사는 사람이 있으므로 오늘날까지 고구마 빼깽이를 만들고, 판매하고 계신 것이다.

 

산간 지역인 구례 전통 시장에서는 고구마 빼깽이처럼 다른 곳에서는 없어진 것들, 소멸 위기에 처한 전통 음식 재료가 유통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음식재료를 판매하는 사람들, 사는 사람 대부분이 70세 이상이었다. 대책이 없으면 그러한 음식재료를 구입하고, 맛볼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대만과 일본에는 우리나라 고구마 빼깽이와 비슷한 전통과 문화가 있었는데, 소멸을 방치한 것이 아니라 발전시켜서 현대식과 과자로 상품화시켜 성공한 사례들이 있다. 전통 시장에서나마 희미하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남도의 음식재료와 문화를 시대에 맞제 발전시켜 지역을 특색화하고 지역민의 소득 증대에 활용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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