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2022년 4월 3일 곳곳이 벚꽃으로 물든 구례읍과 구례읍 오일장(구례전통시장)을 방문했다. 구례오일장은 인구수 2만 5천명 정도(2022년 3월 기준)의 작은 지자체의 장날이라는 사실을 잊게 할 만큼 사람들로 붐볐고 시끌벅적했다.
시장에는 지리산에서 나온 온갖 약재와 산나물을 파는 곳이 70여 군데가 넘었다. 다른 시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물건을 파는 사람들과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고령자인 다른 오일장과는 달리 젊은이들도 많았다. 간식을 먹으면서 시장을 거닐고, 물건을 흥정하는 젊은이들의 억양이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관광차 구례로 왔다가 시장을 들렀음을 알 수 있었다.
봄철의 구례오일장은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 도시 사람과 시골 사람, 현대적인 상품과 전통적인 상품이 섞여서 생기가 돌았고, 관광객이 많아 탐나는 관광자원이었으나 관광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관광객에 대한 배려의 흔적조차 찾기 힘들었다.
관광 측면에서 봄철의 구례오일장을 들여다보면 매우 매력적이다. 우선 이른 봄인 3월에 산수유꽃의 개화로 많은 사람들이 구례를 찾는다. 4월에는 구례 곳곳이 벚꽃으로 가득하다. 하동에서 구례, 광양에서 구례, 곡성에서 구례를 향하는 섬진강변의 길은 벚꽃길이다. 강변의 꽃길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구례로 도착하게 되는 지리적 및 위치적으로 집객도가 높은 특성이 있다.
구례오일장의 자체적인 매력 또한 높다. 섬진강 벚꽃길이 이어지는 광양, 곡성, 하동의 오일장 중 구례 오일장만큼 규모나 내용 측면에서 관광 자원적 가치가 큰 곳은 없다. 구례오일장은 접근성이 좋고, 주차 공간 확보, 시장의 동선, 간식거리가 잘 갖춰져 있어 여행객에게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특히 구레오일장에서만 볼 수 있는 압도적인 종류와 양의 나물과 산골의 특성이 반영된 전통적인 식재료는 볼거리 제공과 함께 물건을 고르고 사는 재미까지 제공한다.
그러나 관광객 입장에서 구례오일장은 관광자원적 가치는 높으나 제대로 된 상품이 아니다. 산수유꽃의 개화, 구례 지리산치즈랜드의 수선화 개화, 구례 섬진강변의 벚꽃, 구례자연드림파크에서 구례읍으로 연결된 도로의 벚나무 가로수길, 시장에 출하되는 온갖 산나물과 지리산이 만들어낸 다양한 전통 식자재와 식품은 봄철 내내 관광객을 불러 모을 수 있으나 5일마다 장이 서기 때문에 장날을 맞춰서 여행을 가지 않는 한 구례오일장의 매력은 느낄 수가 없다.
구례오일장은 구례화엄사 관광단지, 한국압화박물관, 구례 자연드림파크와 가깝고, 곡성 기차마을의 청소년 야영장에서 구례오일장까지는 가까우므로 시장 구경이 용이하고, 필요한 먹을거리 등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나 이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정보제공 또한 미흡하다.
구례오일장은 구례만의 풍성한 나물류와 전통 식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장이자 고령자분들의 소득증대 장이 될 수 있는데도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다. 봄철이 되면 나물을 캐서 구례오일장에 팔려 나온 고령자분들을 세어 보면 최소 60명이 넘는다. 시장의 개장일수를 늘리고,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한다면 수입이 마땅치 않는 고령자분들의 수입을 몇 배로 늘릴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질 수 있다.
구례읍 오일장에는 다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장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조형물이 없다. 시장의 이름이 새겨진 조형물 등이 없으므로 구례오일장 방문을 인증하는 사진을 남기기가 어렵다. 다른 지역에 비해 풍부한 토속적인 식자재가 판매되고 있는 사실과 매력도가 높은 구례오일장만의 매력을 알리지 못하고 있다.
구례에서부터 구례읍 오일장(전통시장)의 관광 자원적 가치를 알아보고, 이것에 관광 상품적 가치의 부여와 함께 완성도를 높였으면 한다. 그러한 노력은 시장 크기를 키워 소멸해가는 구례 만의 농업기반 식문화를 살리고, 지역민들의 소득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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