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구례군은 북쪽으로 전라북도 남원시, 남쪽으로 광양시와 순천시, 동쪽으로 경상남도 하동군, 서쪽으로 곡성군과 접한다. 1읍 7면으로 이루어져 있는 구례군의 인구는 2만 5,130명(2022년 3월 기준)으로 인구 소멸 위기 지역이다.
다른 지자체에 비해 인구가 적은 구례는 고령자 비율이 높고, 지리적으로도 산이 깊은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산업단지가 거의 없는 구례는 다른 지역에서 이주해 온 근로자 또한 많지 않은 특징이 있다.
구례군의 이러한 특징은 타 문화의 이입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즉, 시장 크기가 작고,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의 이주가 적어 전통 음식문화 등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남아 있으면서 동시에 소멸의 위험성도 높다.
2022년 4월 3일에 방문한 구례장에서는 구례군의 그 특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산이나 들에서 나물을 뜯어 판매하기 위해 장을 찾은 어르신들은 70명 정도로 다른 곳의 시장보다 확연하게 많았다. 나물을 판매하기 위해 장을 찾은 어르신들이 많은 만큼 나물의 종류도 많았다. 다른 지역의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질경이, 얼레지 등의 나물도 있었다.
특이한 종류의 나물 못지않게 다른 곳에서는 사라져 버린 전통 음식도 있었다. 그중의 하나가 감장아찌였다. 감장아찌를 판매하고 계시던 분은 구례군 마산면 하사마을에 사는 분이었다. 감장아찌는 지난해 9월경에 푸릇푸릇한 대봉시를 수확해서 껍질을 벗긴 후 염장을 해 두었다가 꺼낸 후 채 썰어서 고추장 등 양념과 버물러서 만든 것이었다.
오랜만에 본 감장아찌여서 곧장 다가가서 출처를 알아보고 싶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 궁금해 근처에서 한참을 지켜보았다. 시장에는 봄나들이 나온 많은 젊은 관광객들이 있었는데, 감장아찌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감장아찌를 판매하는 분에게 다가가서 몇 가지를 질문하고,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했더니 장날이면 나이 드신 분들이 꾸준하게 구입해 가신다고 했다.
구례장에서 감장아찌는 이처럼 만들어서 판매하는 분도, 이것을 구입하는 분들도 구례사람이었으며, 7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었다. 과거에 전남의 많은 가정에서 반찬으로 사랑받아 왔던 감장아찌는 이제 많은 지역에서 없어졌으며, 전통 식문화가 남아 있는 구례에서도 전승되지 못한채 사라지고 있었다.
안타까움에 감장아찌를 조금 구입하여 그 자체 및 밥에 곁들여서 먹어보았다. 일부는 밥에 넣고 비벼서 먹어보았다. 그 나름대로 별미였으며, 양념의 종류와 양 등을 달리하면 이용성이 보다 좋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특히 도심의 식당에서 이야기가 있는 음식으로 소량씩 상에 올리거나 비빔밥 재료로 활용하면 고정적인 수요를 찾을 수 있고, 그것을 통해 전통 음식의 제조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감장아찌의 존재를 모르거나 맛을 본 적이 없는 젊은 층들이 시장에서 판매하는 감장아찌를 모르고 지나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전통 음식이나 식재료들은 감장아찌처럼 그렇게 소멸되었거나 소멸 과정에 있는 것들이 많은데, 이는 지역의 특성화, 향토자원의 방치, 다양한 맛을 즐길 소비자의 권리 등 여러 측면에서 손해이다.
지자체 차원에서라도 소멸되고 있는 지역의 음식을 찾아 정보를 축적하고 발신하여 각각의 주체가 활용도를 높이고 가치화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또한 지역에서도 그것을 문화상품이나 음식으로서의 상품성을 높여서 지역의 소득향상, 관광자원 및 지역의 특성화에 활용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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