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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가고배에 함축된 특산품과 나주역 활용법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3-21 08: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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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나주에는 과거 나주역과 영산포역에서 배를 바구니에 담아서 팔았던 가고배라는 것이 있었다. 가고배는 ‘가고 + 배’로 구성된 단어인데, ‘가고’는 바구니를 뜻하는 일본어 ‘가고(かご, 籠)’에서 유래된 것이므로 ‘바구니 + 배’이다. 

 

가고배가 없어진 지는 수십 년이 지났지만 되돌이켜 보면 가고배에는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유산과 교훈적인 의미가 담겨져 있다.

 

첫째 가고배는 나주의 유명한 죽물과 배의 결합에 의한 상품이다. 오늘날 대나무 고장으로 담양이 많이 알려져 있으나 과거에는 나주와 담양이 대나무 제품의 양대 산지였다. 


나주의 죽공예 기술은 우수했고, 생산량 또한 많아 나주에서 생산된 부채, 발 등은 일본, 중국, 만주 등지에까지 수출되었다. 나주배는 근대 배 과수원의 발원지 산물이다. 그러므로 가고배는 나주의 유명한 죽공예 바구니에 나주 대표 특산 배를 담아서 상품으로 했다는 점에는 나주의 색깔이 매우 강한 특산 상품이었다. 

 

두 번째는 사람들이 오고 가는 기차역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특히 가고배를 팔았던 시절에 영산포 기차역은 강진, 영암, 해남, 진도, 장흥, 완도의 관문 역할을 했다. 영산포역은 나주역에도 정차하지 않는 새마을호도 정차했었고 나주역과 송정리역보다도 이용객이 많은 시절이 있었다. 그러한 환경은 나주 특산물을 판매하기에 매우 좋은 조건이었으며,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었다. 

 

셋째는 가고배가 선물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배는 지금도 선물용으로 많이 이용되지만 가고배가 판매되는 시기에 배는 귀해서 선물용으로 많이 이용되었다. 가고배의 바구니에는 최소한 9개의 배가 하나의 상품으로 결속 포장되어 있었으므로 기차 안에서 먹기에는 양이 많았고, 칼로 깎아 먹어야 했으므로 부자연스러웠다. 선물용의 소비는 지금도 농특산물의 판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넷째는 적극적으로 판매했던 상품이다. 가고배는 주로 순발력이 좋은 젊은이들이 가고배를 들고 다니면서 역에서 나오는 사람들, 기차를 타러 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내배 사이소”“가고배 사이소”라고 외치면서 판매했다. 또 기차가 정차하면 창문으로 판매했으며, 기차에 올라타서 다음 역으로 가는 사이에 팔고, 그 역에서 다시 나주역이나 영산포역으로 되돌아오면서 판매하였다.

 

가고배의 이러한 특성을 감안 해 볼 때 나주 지역의 대표적인 특산물을 결부시킨 특산 상품을 시대에 맞게 개발하여 나주역에서 선물용으로 적극적으로 판매하면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특히 나주역은 혁신도시의 근무자와 방문객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판매하기 좋은 장소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상품 개발도 판매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과거 가고배처럼 나주를 대표하는 특산물을 개발하여 나주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제2의 가고배 탄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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