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트기도 전
신발 끈을 바짝 동여매고 나가는
아버지의 등 뒤에는 어느새
바람과 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다녀올 게.
안개에 젖은 듯 왠지 축축한 그 말에는
세상길 빗물 가득 고일지라도
그럼에도 머뭇거리거나
길 잃지 않고
저녁이면 돌아오겠다는 비장한 약속이었다
무심했고, 근엄했고
그래서 늘 퉁명스러웠던 사람
자식들 사랑은
다 아내에게 돌려주고
오늘도 제 몫의 외로움을 홀로 등에 지고
문밖을 나서는 우리들의 아버지
밤이면 불 밝히고 기다려야 할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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