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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꽃다발과 화훼문화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2-22 08: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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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인 뜨개질 꽃다발이 화제가 되고 있다. “절대 시들지 않는 올림픽 꽃”이라는 콘셉트를 지닌 베이징 올림픽 꽃다발은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뜨개질 꽃다발이 사용되었다. 

 

생화가 아닌 조화(造花)의 사용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뜨개질 꽃다발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에 감동적인 이야기도 서려 있다. 


베이징 올림픽의 꽃다발은 1개를 만드는데 최소 35시간 이상이 소요되었다. 이것을 만든 사람 중에는 장애인도 많았는데, 태어날 때부터 척추 장애를 지닌 한 여성 장애인은 화장실 가는 시간을 아껴 가면서까지 만들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수많은 여성이 정성을 들여 한 바늘 한 바늘 꿰어서 만든 뜨개질 꽃다발은 한 송이의 꽃을 피우기 위해 치열한 삶을 산 식물의 꽃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꽃은 그래서 자연이 인간에게 선물한 가장 아름다운 것 중의 하나이며, 독특한 감정 기능을 지닌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간의 삶에서 꽃은 신에게 바치는 것뿐만 아니라 관혼상제, 환영 꽃다발, 코사지, 실내 꽃장식 등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꽃을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고 할 만큼 꽃을 사랑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은 세계 공통적이다.

 

꽃은 아름다움의 대상뿐만 아니라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메신저'이기도 하다. 인류사회의 발전과 함께 꽃 문화는 문화적 다양성과 문명의 공통성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담고 있으며, 올림픽과 같은 글로벌 행사에서 보편성과 영원성을 지닌 꽃은 '중요한 구성원'이 되었다.

 

올림픽에서 꽃다발은 영광의 순간을 더욱 빛나게 하고, 평화에 대한 열망도 함께 담고 있다. 2,000여 년 전 그리스인들은 평화를 상징하는 올리브 가지를 꺾어 올림픽 우승자들을 위한 월계관으로 엮었다. “명예의 꽃”인 월계관은 선수가 받았던 유일한 보상이자 가장 높은 보상이었다. 올리브 월계관은 사람들의 힘에 대한 인식 그리고 평화와 희망에 대한 열망이 담겨 있었다.

 

올리브 월계관에서 시작되었던 올림픽의 꽃다발은 최근 화려한 형태로 변했고, 개최국 및 개최 도시의 고유한 문화가 반영되는 창구가 되었다. 108년의 긴 기다림 끝에 2004년 아테네에서 개최된  올림픽에서는 고대 올림픽의 상징 중 하나인 올리브 가지가 사용되어 아테네 올림픽의 주요 볼거리가 되었다. 올리브와 거베라를 메인 꽃으로 만들어진 이 수상 꽃다발은 그리스 전통문화 유산을 반영했었다.

 

올림픽 꽃다발에는 이처럼 개최국과 도시의 문화가 반영되어 있으나 동양과 서양, 각국의 문화교류가 증가하고, 시대가 변함에 따라 고유의 꽃 문화와 꽃에 대한 미학적 접근에 충돌이 일어나면서 절충이 되거나 통일되기도 하고 있다. 가령, 과거 우리 조상들은 장미에 대해 장춘(長春)과 장수(長壽)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으나 서양에서는 사랑과 평화를 상징했으며, 이제는 세계적으로 사랑의 상징물이 되었다.

 

변화되고 있는 꽃 문화는 화훼의 국제 교역에도 크나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수출 대상국의 꽃 문화를 고려해야 되는 시대가 되었다. 동시에 꽃 문화가 시대 간, 동서양의 충돌과 더불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화훼를 잘 생산하는 것 못지않게 화훼문화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은 화훼강국이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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