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등성이 외딴 의자
가로등이 애써 비추고
누군가 지친 영혼 가슴으로 받아 내
산어머니가 어렵사리 지켜내던 의자.
구두굽이 어지러이 호령하며
말굽보다 처절한 발굽이
진실을 능멸하여 이겨대고
그 발 아래
부모와 형제들의 혈흔이 쌓여가고
갈 곳 없는 민초들의
등짝에는 피고름이 맺혀 가는데
결국에는 나라마저 정기를 잃는다면
천추의 한이로다
허허벌판에 혼자 서 보면
무엇이 남아 있겠는가
오늘 하루 기약 없는 삶의 한 자락 붙들고
아등바등 몸부림치는 국민을 보았는가
그에게 힘을 준다고 포장된
마각의 허상을 보았는가
아서라
더 이상 위태로운
아수라의 겁을 벗고
하늘과 땅의 중간에
참다운 아들로 단 하루라도
부활의 나팔을 불어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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