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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의 작물 품종 육성, 지역 농업 살린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2-08 08:5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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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최근 지역의 농민이나 지자체 단위에서 개발한 농작물 품종이 지역을 살리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담양군은 2006년부터 딸기 신품종 개발에 뛰어들어 자체 육성품종을 기반으로 국내 최고 딸기 생산지가 되었다. 


담양군에서 육성한 '담향(潭香)'과 '죽향(竹香)'은 유럽에서 2040년까지 품종보호권을 확보했다. 국내 육성 딸기 품종이 유럽 품종보호권에 등록된 것은 '담향' '죽향'이 유일하다.

 

담양에서 품종 개발한 '담향(潭香)'과 '죽향(竹香)'은 우수해 이전까지 일본 품종을 사용하면서 지불했던 로얄티 부담이 없어진 것은 물론 로얄티를 벌고 있다. 독자적인 좋은 품종을 기반으로 명산지 위치를 확고히 다지고 있는 것과 함께 지역 특색이 가미된 딸기 이름 자체가 세계 곳곳에서 담양을 홍보하고 있다.

 

(재)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과 목포대학 한약자원학과에서 공동으로 개발한 국내 최초 염료식물인 나람블루 또한 나주의 쪽 염색 명산지로 나주의 위상을 다지고 있다. 나람블루는 나주(羅州)의 쪽(藍)으로 푸르다(블루)라는 뜻으로 나람블루가 각지에 재배되면서 나주를 홍보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지자체 차원에서 작물품종 개발에 나선 일본은 육성된 품종에 의해 특산물 지형을 바꾸고 있다. 일본 농민들이 등록한 과수, 쌀 및 기타 작물품종은 지난 30년 동안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일본의 농민들이 세분화된 기호에 대응하고 고가의 품종 재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의미하며, 품종 개발에 따른 특산지가 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일본의 최남단에 위치한 오키나와(沖縄島)는 사탕수수 등 아열대 작물 재배에는 적합한 곳이다. 오키나와 화훼협회와 농협은 아열대작물의 산지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추모용 국화를 심고, 품종을 개발하였다. 그 결과 현재 오키나와 화훼농협에서 개발한 국화 품종과 오키나와에서 겨울철에 생산한 국화는 일본에서 소비되는 추모용의 90%로 국화 산지가 되었다. 

 

일본에서는 1994년부터 2021년 9월까지 등록된 과일, 채소 및 기타 작물의 품종은 28,653개로 유효 등록 건수는 약 3배가 증가했는데, 오키나와는 9.3배 증가해 일본의 다른 46개 도도부현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내 국화뿐만 아니라 독특한 농산물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오키나와가 아열대라면 훗카이도(北海道)는 일본에서 가장 북부 지역으로 추운 곳인데 따뜻한 기온이 필요한 멜론과 호박의 특산지이다. 훗카이도는 멜론 품종 개발에 박차를 가해 풍미와 수확량에 큰 피해를 입히는 흰가루병에 강한 멜론 품종 등 지금까지 17종의 신품종을 개발하여 온도 환경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있다. 호박의 중국 이름은 남과(南瓜)이다. 남쪽에서 생산되는 외라는 뜻인데, 추운 훗카이도는 일본 호박생산량의 50%를 차지한다. 2위는 일본에서 육지의 최남단 가고시마현(鹿兒島縣)으로 약 5%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훗가이도는 압도적인 호박 산지이다.

 

일본의 최대 딸기 산지인 도치기현(栃木県)은 2014년에 등록한 딸기 품종 스카이베리(Sky Berry)를 앞장세워 딸기 명산지로서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스카이베리는 도치기현 농업시험장이 17년 동안 10만개가 넘는 딸기 식물 중에서 선발한 것이다. 도치기현 농업시험장 딸기연구소와 지역의 딸기 농민들은 또 다른 딸기 히트작 품종을 찾기 위해 매년 약 10,000가지 품종을 실험하고 있다

 

일본 니가타현(新潟県) 농업시험장에서 육성하여 품종 등록한 ‘신노스케’는 프리미엄 쌀의 대명사이자 지역 특산 고시히카리(koshihikari) 쌀보다 20% 높은 가격인데도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지역에서 개발한 인기 품종은 농특산물의 지형을 바꾸고, 지역 농업 전반을 살릴 수 있음을 말해 준다. 전남에는 특산 농작물이 형성되어 있는 곳들이 많으나 소비환경 변화, 수많은 신품종의 등장 속에 특산지라는 위상의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 그 수명의 연장과 발전뿐만 아니라 새로운 고소득 작물의 특산지가 되고 농업을 살리려면 지자체에서부터 지역의 특성에 맞는 특산 품종의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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