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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과 탄소감축 농산물의 관계 설정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12-29 08: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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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유기농(有機農)의 사전적 의미는 화학비료나 농약을 쓰지 아니하고 유기물을 이용하는 농업 방식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정의한 유기농은 3년 이상(다년생 이외 작물은 2년) 화학비료나 화학 농약을 쓰지 않고 유기물을 이용해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런 농작법으로 재배한 것이 유기농산물이다.

 

유기농과 유기농산물은 환경과 건강 그리고 생산자의 소득 측면에서 권장되고 있다. 환경 측면에서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생태계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환경을 보존하며,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많다. 


건강 측면에서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음에 따라 건강에 위해로운 물질이 함유되어 있지 않고, 그로 인해 몸에 좋을 것이라는 인식이 형성되어 있다.

 

소비자들이 유기농산물은 건강에 좋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은 생산과 소비의 원동력이 된다. 우리나라는 농지가 넓고 기후 여건이 유기농에 좋은 미국 및 유럽과는 달리 농지면적이 좁고, 습도가 높아 병충해에 대한 손실이 크므로 유기농에 따른 수확량 감소가 큰 편이다. 그런데도 유기농이 가능한 것은 건강에 좋다는 인식하에 다소 비싸더라도 유기농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유기농과 유기농산물은 이처럼 환경과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많으나 일부에서는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무농약 농산물(무농약, 화학비료는 권장량의 1/3 수준까지 해당), 양액 재배한 무농약 농산물(수경재배, 무농약, 무화학비료), 전환기 유기농산물 (1년 이상 무농약, 무화학비료 재배)도 재배 과정에서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농약 측면에서는 차별화가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 유기물을 사용해서 재배한 농산물이 화학비료를 사용해서 재배한 농산물에 비해 건강에 이롭다는 연구 결과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유기농은 환경 측면에서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생태계와 생물다양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부인할 수 없으나 병해충으로 인해 단위면적당 생산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것을 보충하려면 경지면적이 그만큼 늘어나게 되고 이것은 오히려 환경파괴를 야기한다는 주장도 다소 있다.

 

유기농에 대해서는 이처럼 환경, 건강, 생산성 측면에서 연구와 논란은 많아도 온실가스 측면에서 연구와 논의는 많지 않은데, 이산화탄소 감축 측면에서 접근해도 큰 의의가 있다. 우선 농약이나 화학비료의 제조 과정에서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석 연료가 사용되므로 농약과 화학비료 배제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 감소와 직결된다.

 

유기물의 사용에 따른 이산화탄소의 토양 중 저장에 의한 감축은 특히 돋보이는 효과다. 보통 농지에서 작물은 비료로서 투입된 탄소 성분이나 질소 성분 등을 흡수하여 성장한다. 이때 작물은 비료의 일부를 흡수하고, 나머지 일부는 이산화탄소나 메탄 등의 온실가스로서 대기 중에 배출되거나 토양에 축적된다. 농지토양에는 이러한 탄소의 투입량이 방출량을 상회하면 탄소가 농지토양에 축적된다.

 

일본의 경우 전국 농지토양에 퇴비나 볏짚 등 유기물을 시용하면 화학비료만을 시용한 경우에 비해 연간 저장할 수 있는 탄소량이 약 220만t 증가한다고 한다. 물론 유기물의 시용에 따라 논 토양에서 발생하는 메탄은 증가한다. 이 증가분은 탄소 환산으로 약 17-27만 톤 정도 되는데, 저장 탄소량에서 이것을 차감하면 탄소 저류량은 연간 약 193-204만 톤 증가하게 되므로 유기농은 이산화탄소 감축농업이라 할 수가 있다. 

 

결국 유기농과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한 농법은 비슷한데도 유기농산물보다는 탄소 감축 측면에 비중을 두고 생산하고 마케팅을 펼치는 농산물은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명분이 있으나 직접적으로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형성되어 있는 유기농산물에 비해 소비 확대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생태계에 좋은 농산물 + 건강에 놓은 농산물 = 유기농산물”이라면 유기물 사용에 의해 탄소를 감축해서 생산한 농산물은 “생태계에 좋은 농산물 + 건강에 놓은 농산물 = 탄소감축 농산물 = 유기농산물”이라는 인식을 만들어 대처하고, 마케팅에 활용해야 한다. 

 

유기농 또한 적정하게 농지를 관리하면 토양은 이산화탄소의 저장이 늘어난다. 이렇게 증가된 탄소의 양을 제대로 측정하면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탄소감축 효과를 알릴 수 있고, 감축된 탄소의 거래 환경을 만들게 되면 탄소 크레딧으로 거래 가능성이 커진다. 그 가능성이 실현되면 농가의 수익원이 늘어나고, 유기농에 따른 생산량 감축을 보완할 수 있는 등 농가의 새로운 재원 창출 가능성이 만들어진다. 

 

유기농과 유기물 시용에 의한 탄소 감축 농업은 각각이 아니라 서로 묶어서 활용할 때 시너지 효과가 높아지고, 유기농이 증가될수록 토양 중 탄소 저장이 늘어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유발된다. 따라서 유기농산물의 소비 증가는 유기농과 탄속 감축을 촉진하게 되므로 유기농으로 생산한 과일, 채소 등 농산물의 소비 확대를 위한 노력은 결과적으로 이산화탄소 감축에 기여할 수 있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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