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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고문헌 속의 집장 메주와 채소로 제조한 집장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1-12-22 08: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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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집장[전남인터넷신문]과거 나주에서 제조했던 집장은 크게 집장용 메주를 만드는 단계, 메줏가루와 채소를 이용하여 담그는 단계, 담근 것을 발효 및 숙성시키는 단계로 뚜렷하게 구분이 된다. 


옛 문헌에 나타난 집장메주와 채소로 제조한 집장은 나주에서 제조 및 이용되어 온 집장(사진은 나주 노안면 금안리 농가에서 2013년 11월 말에 제조한 집장으로 채소 재료에는 고춧잎, 풋고추, 무가 사용된 것으로 2014년 5월 1일 촬영)을 제조하는 방법과 유사한 점들이 많아 나주 집장은 수 백년 전부터 전승되어 왔음을 알 수가 있다.

 

고문헌 속의 집장 중에서 집장메주와 채소를 사용한 것은 크게 생채로 담금 집장과 절인 채소로 담근 즙지이 제조법으로 구분된다. 생채로 담근 즙장은 1766년 유학자 유중림이 발간한 『증보산림경제』에 기술되어 있다. 

 

그 내용은 “메주는 콩 1말에 밀기울 3말의 비율로 하여 만든다. 속방으론 콩 1말에 밀기울 5-6되를 섞는다. 콩이 많으면 맛이 달고 좋으나 밀기울이 많으면 맛이 시고 좋지 않음으로 속방을 이용하는 것이 마땅하다. 


즙장 메주를 빻을 때 대나무 체로 치고 가루 1말에 크지도 작지도 않은 종지기로 소금 1종자기와 참깨 5홉을 볶아서 넣고 물과 색이 붉고 맛이 좋은 간장 1종자기를 가하여 즙장을 담는다. 즙장은 여러 재료를 넣어 담금으로 즙이 빽빽하면 장의 색이 물들지 않음으로 가지나 오이 등은 반듯이 손으로 쥐어짜 즙이 손가락 사이를 배어나 온 후에 즙에 합할 때 입맛에 따라 염도를 맞춘다. 


가지는 물먹은 가지를 사용하지 않고 누런 오이는 너무 크거나 아주 작은 것은 사용하지 않으며 손상되지 않는 완전한 것을 사용한다. 꼭지를 제거하고 깨끗이 씻어 즙 사이에 넣는다. 유지를 써서 항아리 주둥이를 봉하고 뚜껑을 덮고 황토를 봉한다. 삼일 후에 항아리를 마분(馬糞) 중에 묻는다. 마분이 많으면 열이 높으니 반드시 때때로 냉수를 뿌려 주는 것이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방법은 기온이 높은 시기에 하는 것으로 메주에 콩과 밀기울을 섞어 이용하였고, 담금원으로는 소금과 간장, 볶은 참깨를 이용하였으며, 채소로는 물기를 제거한 가지와 오이를 이용한 것이 특징이다.

 

『증보산림경제』에는 또 조즙장국법 별법이 기록되어 있다. 제조법은 “칠월 15일 후, 콩 1말을 잘 삶고, 체질하여 껍질을 제거한 밀기울 3말과 고르게 섞어 시루에 넣은 뒤 잘 익혀서 칼자루 모양의 단자(團餈, 찹쌀가루를 쪄서 보에 싸 방망이로 치댄 다음 모양을 만들고 꿀과 잣가루 등으로 고물을 묻힌 떡. 또는 그런 모양의 것)를 만들어 멱둥구미(짚으로 둥글고 울이 깊게 결어 만든 그릇으로 주로 곡식이나 채소 따위를 담는 데에 사용하는 것) 속에 넣는다. 반듯이 짚으로 칸을 만들어 서로 붙은 것을 방지한다. 


메주의 표면이 하얗게 되는 것을 기다려 햇볕에 쪼여 말리고 분쇄하고 체로 쳐서 가루로 만든다. 메줏가루 한 말에 소금 세 홉을 넣고 물을 넣어 진한 반죽을 만들어 섞는다. 중간 크기의 오이는 꼭지를 제거하고 씻은 다음 물기를 말리고 항아리도 잘 씻어 물기를 제거한다. 


먼저 항아리 바닥에 메줏가루 반죽을 깔고, 그 위에 가지, 오이를 한 단으로, 다시 메주 반죽과 부원료인 채소류를 켜켜이 쌓아 항아리의 9부까지 채우고 손으로 눌러서 빈공간이 없게 한다. 항아리 입구를 유지로 봉하고 뚜껑을 덮은 다음 황토로 변을 부쳐 밀봉한다. 


새 말똥을 많이 쌓아놓고 그 속에 즙장 항아리를 넣고, 생풀로 그 위를 덮고, 다시 말똥으로 그 위를 덮어 항아리를 깊게 묻히게 한다. 항아리가 작은 경우엔 14일 만에, 큰 것은 21일 만에 꺼낸다. 말똥이 적으면 잘 삭지 않아 좋지 않고 뜨거운 물을 부은 후에야 칙칙하여 진다”고 되어 있다. 

 

이 방법은 기온이 낮은 시기에 하는 것으로 메주와 소금, 물로만 담금원을 만들고, 항아리가 클 경우 21일만에 꺼내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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