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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집장 이름의 유래와 나주집장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1-12-13 10: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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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집장은 1980년대 이후의 문헌에서 주로 등장하는 이름이다. 


조선시대의 문헌들을 보면 대부분 즙장(汁醬)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일부는 즙저(汁菹), ‘즙지이’, ‘즙지히’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다.

 

즙장(汁醬)은 집장의 성상(性狀)이 일반 장류에 비해 묽은 데서 유래된 것이며, 즙저(汁菹)는 집장에 채소류가 사용되기 때문에 김치의 한자어인 저(菹)가 사용된 것이다. 


‘즙지이’ 및 ‘즙지히’는 ‘즙+지이 및 즙지히’의 형태로 즙저(汁菹) 및 김치에 대한 한글 발음이다. 즙지이에서 ‘지’는 고려 시대부터 사용되었는데, 중국의 '저(菹)'를 소금에 담가 만든다고 하여 '지(漬)'라고 부른 데서 유래된 것이다. 

 

즙지히에서 ‘지히’ 는 김치의 우리말이기도 하다. 즉, ‘디히’는 김치를 가리키는 순수한 우리말인데 조선 시대 성종 12년(1481년)에 편찬된 『두시언해(杜時諺解)』에 의하면 ‘디히’가 ‘지히’에서 ‘지’로 변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조선 시대 문헌에 나타난 이름으로 볼 때 집장은 장(汁醬) 또는 김치(汁菹)로 취급했음을 알 수 있다.

 

집장 이름의 변천을 살펴보면 1552년 이전에 출판된 수운잡방(需雲雜方)에는 기화장(基火醬), 즉석즙장, 즙장(汁醬), 조즙(造汁)이라는 이름이 나오며, 1655년에 발행된 사시찬요초(四時纂要抄)에는 즙저(汁菹)라는 이름이 있으며, 1715년에 발간된 산림경제(山林經濟)에는 조즙장국법(造汁醬麴法), 하절즙장(夏節汁醬)이라는 이름이 있다. 즙지이로 기록된 고문헌도 있는데, 규합총서(閨閤叢書, 1815), 양주방(釀酒方, 1837) 등이 대표적이다.

 

즙장(汁醬)으로 기록된 고문헌에는 소문사설(謏聞事設, 1740년대),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 1766),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 1795), 규합총서(閨閤叢書, 1815), 자류주석(字類註釋, 1856), 시의전서(是議全書, 1800년대), 부인필지(婦人必知, 1915),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 1924), 조선고유색사전(朝鮮固有色辭典, 1932), 간편조선요리제법(簡便朝鮮料理製法, 1934),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 1938) 등이 있다.

 

집장이라는 이름은 1925년에 발간된 해동죽지(海東竹枝)에 집장(集醬)이 나오며, 1980년대 발간된 한국민속대관(韓國民俗大觀)에 집장으로 표기되어 있다. 1984년에 발간된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韓國民俗綜合調査報告書)에서는 공식적인 이름으로 각 지역의 집장을 조사한 후 집장으로 통일된 이름을 사용하였다.

 

집장 이름의 유래원은 발효 및 숙성장소, 재료, 색깔, 맛 등에서 유래된 등 다양하다. 제조 계절에 따라서는 여름철에 만들어 먹은 데서 하절즙장이 생겨났다. 발효 및 숙성장소에 따라서는 풀집장(풀짚 속에서 발효를 시킨 데서 유래), 말똥집장(집장을 말똥 속에 넣어서 숙성시킨 데서 유래), 거름장(퇴비 속에서 발효시킨 데서 유래), 부삭장(항아리를 아궁이에 넣거나 부뚜막에 올려놓고 발효시킨 데서 유래)이 있다.

 

재료에 따라서는 채장(채소를 많이 넣고 담은 데서 유래), 겨장(겨를 이용하여 먹는 데서 유래), 빠금장(메주를 쪼개서 이용하는 데서 유래)이 있다(사진). 색깔에 따라서는 삭은 집장의 색깔이 검은 데서 유래된 검정장 및 검은장이 있다. 맛에 따라서는 맛이 시큼한 데서 유래된 시큼장이 있다. 제조 지역에 따라서는 나주에서 만들어진 나주집장, 예산에서 만들어진 예산집장 등 지명이 사용된 것들이 있다.

 

한편, 나주 집장은 나주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공식적인 명칭이 사용된 것은 1984년에 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에서 출간한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韓國民俗綜合調査報告書)』에 ‘나주집장’을 조사하여 기록된 것에 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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