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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나주에서 쪽의 추출 장소와 방법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1-10-15 11: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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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  추출[전남인터넷신문]과거 나주에서 쪽의 추출 장소는 규모가 작을 때는 마당에서 했고, 양이 많을 때는 근처에 물이 있거나 장소가 넓은 곳에서 했는데 주로 길가 및 하천가에 항아리를 두고 추출하였다. 


장소와 관련해서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도로가에 항아리를 놓고 쪽을 베어 담고 물을 부어 추출한 다음 물은 따라내고 앙금은 집으로 가져 왔다(영산동 운곡리).”

 

“냇가에 있는 쪽을 벤 다음 그 근처에 항아리를 두고 쪽을 넣은 다음 물을 부었다.” “과수원에 큰 항아리를 놓고 일꾼들이 쪽을 추출하였다(나주시 봉황면)”, “냇가에 있는 쪽을 벤 다음 그 근처에 항아리를 두고 쪽을 넣은 다음 물을 부었다(나주시 다도면 판촌리).”

 

쪽을 베어 항아리에 담그는 방법은 항아리에 물을 먼저 넣고 쪽을 넣으면 쪽대가 뜨게 되므로 쪽대를 먼저 넣고 물을 채워 넣었다. 물을 채운 다음에는 물속에 잠긴 쪽대가 떠오르지 않도록 무거운 돌을 넣어 눌러 놓았다(한0수, 83세. 2009년 9월 5일 나주시 영산동 산정리 가마태 마을에서 인터뷰). 하루 정도 담가 두었다가 위쪽의 푸른 식물을 아래쪽으로 가게 하기 위하여 뒤집기를 하기도 하였다(김0동, 79세. 2009년 9월 6일 공산면 신곡동 나주영상테마파크에서 인터뷰).

 

쪽을 물에 담가 놓으면 잎 속의 인디칸을 비롯해 엽록소 등 색소가 용출된다. 잎은 그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축소되고, 줄기만 눈에 띤다. 이것을 대궁이라 불렀다. 대궁이는 초본 식물의 줄기를 말하므로 쪽대를 가리킨다. 

 

쪽대를 물에 넣고 담가 놓으면 잎 속에 존재하는 인디칸이 서서히 물에 용해되어 나온다. 인디칸이 용출되는 시간을 맞추는 것은 쪽 염료를 만드는 사람에게 있어 최고로 중요한 작업이다. 물에 담그는 시간이 짧게 되면 잎 속의 인디칸 성분이 충분하게 용출되지 못해 염료를 많이 얻을 수 없다. 

 

너무 오랫동안 담가 놓으면 인디칸이 가수분해될 때 분리된 포도당이 잡균의 번식 영양원으로 되어 이성발효(異性醱酵)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 쪽을 담그는 적정 시간은 추출시기의 날씨, 온도, 사용되는 용기 등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데, 오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경험으로부터 날씨 등의 차이를 알고 미묘하게 시간을 조정한다. 

 

과거 나주에서 쪽 추출 시 쪽대를 건져내는 시점은 구술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다. 문평면 북동리 지산마을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아침나절에 베어 담은 것은 하룻밤을 재고, 낮때가 되어 쪽의 대궁이를 건져 내면 항아리에는 새파란 물이 남는다(예용해. 1969.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 제 4편 산업기술. 문화공보부 문화재 관리국)’고 해 1.5일 정도 담갔다가 쪽대를 건져냈음을 알 수 있다. 

 

나주시 영산동 가마타 마을에서는 3일정도 담갔다는 구술이 있었고(한0수, 83세. 2009년 9월 5일 나주시 영산동 산정리 가마태 마을에서 인터뷰), 남평읍 대교리에서는 2-3일간 담갔다(김0동, 79세. 2009년 9월 6일 공산면 신곡동 나주영상테마파크에서 인터뷰)는 제보가 있다. 

 

한편, 쪽대를 건져내면 잎과 줄기에 묻은 물을 흘려 내리는데 이 물속에는 색소가 들어 있으므로 이것도 받아 모았다. 넓적한 항아리에 대로 엮은 받침대를 놓고 쪽대를 올려놓아 물을 받은 다음 항아리에 모았다(김0동, 79세. 2009년 9월 6일 공산면 신곡동 나주영상테마파크에서 인터뷰). 과거 나주에서는 이처럼 쪽을 추출 할 때 장소는 쪽을 벤곳 및 물과 가까운 곳에서 했으며, 물에 담그는 기간은 3-4일 동안 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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