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독자투고] 요양병원 화재는 연기와의 싸움이다. - 담양소방서 소방행정과장 소방령 한상수
  • 기사등록 2021-10-13 11:29:15
기사수정

화재시 자력으로 대피가 곤란한 환자들이 요양 · 거주하는 요양병원 등을 소방관들은 피난약자시설이라 부른다. 피난약자시설의 안전규정이 강화 되었음에도 소방관들은 여전히 불안하고 제도적, 구조적인 문제점이 말끔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요양병원 등은 화재 시 피난이 어려우므로 이용자 특성을 고려한 적절한 안전설계로 합리적인 피난체계 수립이 중요한데 각종 안전에 관한 규정은 이상에 가깝다. 

 

피난 약자시설에서 화재는 연기와의 싸움이다. 2018년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장성 효사랑나눔 요양병원, 포항 요양시설 화재사고를 돌이켜 보면 연기가 발생했을 때 얼마나 잘 대처하였는지에 따라 골든타임을 확보 할 수 있고 인명피해를 좌우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위에서 말한 세 가지 모두 다 연기로 인한 질식이 원인이다. 일차적으로 화재 발생 억제 및 연소확대 방지를 위한 피난 및 방화시설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는 건축방재가 중요하고 이와 더불어 소방시설과 피난대책 수립 등이 보완되는 통합안전관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피난약자 시설마다 구조와 형태가 달라서 일률적으로 적용하기에 문제점이 다소 따르지만, 기본지침(매뉴얼) 작성 시 관계자들이 화재안전대책 마련에 활용토록 하였으면 하는 바람으로 몇 가지 중요사항을 강조하고 싶다. 

 

첫째, 병실 출입문 단속이다. 복도에서 발생된 또는 유입된 연기가 병실로 들어가선 안 된다. 병실에서는 반드시 양압을 유지해야 하고 복도 창을 부수거나 환자가 없는 실로 배연이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병실이 더워서 출입문을 조금씩 열어 둔 채로 생활하는 환자들도 많다. 


이는 정말 위험한 일이며 화염과 농연이 순식간에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준 셈이다. 안전불감증에 빠진 관계자 중에는 병실 출입문을 자바라로 설치한 곳도 있었다. 이 또한 정말 위험한 일이다. 자바라는 열에 취약해 쉽게 녹아내려 연기유입에 속수무책인 셈이다.

 

둘째, 불가피하게 출입문을 통해서 연기가 들어왔다면, 창문을 통하여 신속하게 빠져 나가야 한다. 복도에서 병실로 연기 유입을 지연시키는 방법은 출입문을 상단을 최대한 낮추거나 출입문 상단에 아스테이지 등을 부착하면 연기유입 시간을 지연 시킬 수 있는데 연기는 위에서 가득 채워져야 내려오기 때문이다. 

 

셋째, 병실로 유입된 연기가 창문을 통하여 배연이 원활하지 않다면 우선 병실에서 환자에게 산소호흡기를 씌워주고, 부족하다면 산소캔(부착형 마스크)을 착용시켜준다. 

 

넷째, 거동이 불편한 모든 환자를 침대에서 바닥으로 내려놓은 후 한 사람씩 옥외로 대피시킨다.  


끝으로 해외 피난체계 사례를 보면 미국과 일본 등은 수직피난 보다 효율적이고 피난시간이 적은 수평피난(순환형 통로, 계단에 대피공간, 개방형 발코니 등) 기준을 중시하고, 캐나다에선 화재 훈련을 불시에 실시하는 등 소방당국의 관리 ‧ 감독 하에 화재 대피훈련 평가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의 소방안전교육.훈련의 경우에는 피난경로와 피난방법이 시설마다 거의 비슷하고 형식적인 피난계획 수립과자위소방대원의 임무가 구체화 되어 있지 않다. 또한, 실제 훈련은 소화기 작동 기본적인 사항 위주로만 실시하여 계획서와 다르게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소방훈련의 중요성은 소방당국을 포함해 피난약자시설의 관계자, 종사자 등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 수용인과 환자들의 불편함은 감수하고 훈련에 임할 때 안전은 확보되고 돌이킬 수 없는 인명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요양병원 및 요양원을 평가하는 기관에서도 연기발생기를 이용한 불시 대피훈련을 평가항목으로 삽입하여 불시 대피훈련이 정착되게  하여야 할 것이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31199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편파적 종교탄압 웬말이냐 외치는 신천지
  •  기사 이미지 신천지예수교회, 경기도청서 편파적인 종교탄압 규탄 릴레이 집회 열려
  •  기사 이미지 보성군 보건소, 자세 교정 운동 교실 큰 호응
한국언론사협회 메인 왼쪽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