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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추억 속에 남아 있는 나주의 쪽염색 문화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9-18 08: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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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나주에서 과거에 쪽물 염색을 했던 곳을 찾기란 식은 죽 먹기처럼 쉽다. 곳곳에 그 흔적이 있으며, 어르신들의 기억 속에도 남아 있다.

 

약 10여 년 전에 나주에 거주하는 60세 이상의 고령자 382명에게 쪽염색 과 관련된 문화를 조사했는데, 23.6%인 90명이 쪽을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쪽 염색과 관련해서 생각나는 것에 조사한 결과 쪽물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 쪽물을 만들었던 어머니에 대한 회상, 쪽으로 염색한 천의 특징 등 다양한 응답이 있었다. 

 

주요 응답에는 •“짚 새끼로 만든 공을 차다가 쪽 항아리를 깨서 어른들께 무지하게 혼난 기억이 있다”. • “어렸을 때 부모님을 도와 쪽염료를 만들 때 당그래(고무래질)질을 해 봤는데 잘못해서 항아리가 깨질까봐 가슴 졸이던 기억이 있다”.

 

• “장갑이 없던 시절에 쪽 염색 후 검게 물든 어머니의 손이 안타까웠다”. •“밤에 들리는 첨벙첨벙 당그래질 소리가 심란하게 들렸다”. •“부잣집에서 쪽 염색된 치마와 이불은 필수 혼수품이었다”. • “옛날 영산포 사람들은 쪽의 물기를 제거하고 된장 같은 상태의 것을 새우젓 담는 항아리에 넣고 팔았다”. • “영산포 가마태마을 사람들이 예전에 영산강 포전에 쪽을 재배하였다”. 

 

•“부잣집에서는 조선쪽물을 들여 옷이나 혼수품을 장만했지만 없는 집에서는 왜쪽물을 사다가 검은 물을 들이듯 해서 입고 다녔다”. •“쪽물 염색한 천은 걸레라도 약으로 쓴다(쪽 염색된 천을 다친 부위에 붕대나 반창고 용도로 사용하였다)”. • “1968년경에 삼베에 쪽물 염색을 한 반바지를 입고 다녔는데, 비오는 날 젖게 되면 몸에 쪽물이 들었다”.

 

•“색은 참 좋지만 공력(시간, 인건비)이 많이 든다”. •“색이 변하지 않고 오래 간다”.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색이 맑아진다”. •“빨면 빨수록 색이 맑고 깨끗해진다”. •“쪽으로 염색한 천은 걸레가 될 때까지 그 빛과 색깔을 잃지 않는다”. •“색깔은 좋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냄새가 고약하다”. •“쪽물 들인 천은 다듬이질을 해 놓으면 천이 반질반질해서 비단처럼 윤이 난다”. •“색이 빠지지 않고 오래 간다”. •“쪽 염색한 천은 걸레라도 약으로 쓴다”. 

 

이 같은 응답에서 과거 나주에서는 쪽 염료의 제조와 염색이 일반화되어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었으며, 쪽 염색 제품은 필수 혼수품일 정도로 중요 시 되었고, 약리효과 등 기능성 직물로도 이용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나주에서 쪽 문화를 조사한 지 10여 년의 세월은 흘렀으나 아직도 나주의 많은 어르신의 기억 속에는 과거의 쪽 염색 문화가 살아있다.

 

참고문헌

허북구. 2011. 근대 나주의 쪽 문화와 쪽물 염색. 퍼브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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