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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나주에서 쪽 염색 작업의 분업화의 자본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9-17 07:5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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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산업분류 측면에서 식물인 쪽을 재배하는 공정은 1차 산업이다. 


그 쪽을 원료로 니람(泥藍)을 만들면 제조업으로 2차 산업의 범주에 속한다. 제조한 니람을 판매하거나 염색을 해주면 3차 산업이 된다. 


즉, 1차 산업으로서는 3-4월에 쪽 씨앗을 파종하여 7-8월에 쪽식물을 수확할 때까지이며, 이 식물을 추출하여 니람을 만들고 염색을 하는 8-9월은 2차 산업, 이것을 판매하는 것은 3차 산업으로 분류된다. 

 

쪽을 재배하고, 니람을 만들고 염색하여 판매하는 것은 소규모이지만 이와 같이 농업, 제조업 및 소매업으로 명확하게 구분이 된다. 그런데도 근대 나주에서 쪽 일을 했던 곳의 경우 영산동 산정리 가마태마을과 송월동 토계리를 제외하고는 각각의 과정들이 분업화가 되지 않았다. 그 배경은 규모가 작아 쪽의 재배, 제람, 발효 및 염색까지를 모두 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1940년대 말 이후 영산동 산정리 가마태마을과 송월동 토계리에서는 쪽을 재배하여 제람 후 니람을 발효시켜 염색까지 하지 않고, 주로 니람만을 판매하였다. 또 물방에서는 니람과 석회를 판매함으로써 유통만을 전담했다. 소규모로 염색을 하는 곳에서는 니람을 구입 후 염색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도 있었다. 소비자들 또한 쪽을 재배하여 제람을 하였던 과정을 생략하고, 니람만 구입하여 발효 후 염색만 하는 등 1940년대는 나주에서는 쪽식물의 재배와 염료의 생산, 판매 등에 다소나마 분업화가 이루어졌다. 

 

한편, 2009년 9월 2일 용산동 용승마을에서 인터뷰를 한 박0일 씨(당시 65세)는 “여름철에 쪽을 추출할 때는 가마태마을의 거리가 온통 항아리와 사람들로 꽉 차 있었고, 사람들을 구하기가 힘들었어요”라고 했다. 2009년 8월 28일 문평면 북동리 지산마을 정자나무 아래에서 인터뷰한 이0임 씨(당시 78세)는 “남편이 지산마을(문평면 북동리)의 반괴어르신 댁에서 쪽 일을 도왔는데, 쪽을 베어 추출할 때는 사람들이 많이 필요 했답니다”라고 했다.

 

2011년 10월 9일 문평면 북동리 지산마을에서 인터뷰한 이0님 씨(당시 77세)는 “21살에 이곳(문평면 북동리 지산마을)으로 시집을 왔는데, 시댁과 반괴어르신 댁이 동네에서 제일 부자여서 두 집만 머슴을 데리고 쪽을 생산하고 물을 들였습니다” 라고했다.

 

이처럼 쪽에 관한 이야기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노동력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는 것과 함께 니람이 고가로 판매되다 보니 규모 있게 쪽을 재배하여 제람을 하고, 염색을 하려면 자본이 어느 정도 필요하였다. 그래서 근대에 쪽을 규모 있게 재배하고 염색을 하기 위해서는 노동력과 자본이 있어야 했다. 

 

자본이 없고 쪽염색을 부업으로 하는 곳에서는 제람해 놓은 니람을 구입 후 염색 의뢰가 들어오면 비용을 받고 염색을 해주는 식으로 염색하였다. 집에서 가족들의 옷이나 이불을 염색하고자 하는 집들은 집에서 쓸 만큼만 적은 면적에 쪽을 재배하여 자가 노동력을 이용하여 행하였다.

 

참고문헌

허북구. 2011. 근대 나주의 쪽 문화와 쪽물 염색. 퍼브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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