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오늘날 세계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쪽 염색직물의 99% 이상이 합성 쪽에 의한 것이다.
합성 쪽이 대부분을 차지함에 따라 천연 쪽은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사람들이나 소수의 공예가만이 활용하고 있는 정도이다.
그러나 라오스, 미얀마, 중국의 오지, 캄보디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현재도 옛 쪽염색 문화가 생활의 일부로 활용되고 있다.
이들 국가는 내륙에 위치한 곳으로 개방과 산업화가 늦은 곳들이다. 이러한 예에서 보듯 옛 쪽 문화가 남아 있는 곳들의 대부분은 산업화가 늦고, 개방이 덜 된 곳들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도 옛 쪽 문화를 찾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개발이 늦게 이루어진 곳들이 우선적인 조사 대상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나주만큼 근대 쪽 문화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 없다.
한국 고대문화 중심지인 나주는 영산강변의 풍부한 물과 기름진 토양, 따뜻한 기후 환경으로 고대부터 자연스럽게 도시를 형성하였고 육로(陸路)와 해로(海路)의 발달, 교통의 요지, 곡창지대인 나주평야 및 시장의 발달 등은 나주를 진취적이고 개방적인 도시로 발전시키는 기틀이 되어 왔다.
이른 시기부터 개방이 된 나주는 고대문화와 전통 쪽 문화도 일찍 소실되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고대문화 유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사진), 현재도 나주 어느 곳을 가든 근대 쪽 문화가 살아 숨 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15호 염색장 전수관에서는 옛날 쪽물 염색을 했던 마을에서 옛날 방법 그대로 쪽을 재배하여 염료를 추출하고, 염색하고 있다. 쪽을 많이 생산하였기에 남댕이라 불렸던 마을 이름과 그 당시 거리를 가득 덮었던 쪽 추출 항아리들, 그리고 쪽 염료를 판매하였던 물방이라는 곳은 지금도 지역 어른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나주 대다수의 마을 노인회관이나 어르신들이 모인 곳에 가면 쪽 염료를 추출하고, 염색했던 것이 불과 며칠 전의 이야기처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웬만한 가정에는 과거에 이용했던 쪽물 염색 직물로 만든 이불이나 베갯잇, 옷 등을 보관하고 있다.
어른들이 이야기했던 쪽 재배지와 염색했던 장소는 물론이고, 색소 추출과 염색에 활용했던 항아리도 남아 있는 것들이 많다. ‘부자는 망해도 삼대는 간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융성했던 쪽 문화 덕분에 지금도 근대 쪽 문화를 쉽게 찾아보고, 만날 수 있는 곳이 나주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11. 근대 나주의 쪽 문화와 쪽물 염색. 퍼브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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