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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나주 영산포 쪽염색 마을 남댕이와 쪽의 한자명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9-02 08:2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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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나주에는 과거에 쪽염색을 했던 곳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다. 그중 규모 면에서 가장 큰 곳은 영산포 남댕이 마을이다. 


남댕이 마을은 영산포의 석산 아래쪽 인근으로 남댕이 모퉁이로도 불리었다(김0동, 1931년생, 2009년 9월 6일 공산면 신곡리 영상 테마파크에서 인터뷰를 함).

 

영산강을 끼고 있었던 남댕이 마을은 없어졌으나 과거에는 염색 공단처럼 쪽염색을 대량으로 했던 곳이다. 

쪽염색이 많이 쇠퇴한 1940년대는 15여 가구가 쪽을 재배하고, 쪽 염료인 니람(泥藍)을 만들어 판매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당시에 쪽 추출 시기에는 남댕이 모퉁이에 쪽추출 항아리 200여개가 마을의 길가와 공터를 가득 메웠다고 한다. 이 항아리들의 주인은 빈촌이었던 남댕이 마을보다는 다른 지역 사람들의 것이 더 많았다고 한다.

 

영산포 남댕이 마을 인근에서 살았던 고령자분들은 남댕이 혹은 남뎅이에 대해 각각 줄기와 대를 뜻하는 제주도 사투리인 남댕이 및 남뎅이와는 상관이 없고, ① 남댕이 마을 옆의 영산강 물이 쪽색(藍색)으로 푸른 데서 유래되었다고 이야기하는 분들과 ② 남댕이 마을에서 쪽 추출과 쪽 염료를 만든 데서 유래되었다고 주장하는 분들로 나뉘었다. 

 

①의 설을 뒷받침할 만한 이름에는 나주시 남평읍 남석리가 있다. 남석리는 지석강(砥石江) 수원(水源)이 쪽(藍)같이 푸르고 지석강 바위가 웅장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쪽돌마을로도 불리었는데, 푸른 강물이 마을 이름 남(藍)자의 준거(準據)가 된 것이다. 


충남 홍성군 은하면 학산리 내남마을 또한 남당 또는 남댕이라고도 불리는데(http://www.hsnews.co.kr), 이곳은 과거 해안 지역이라는 점에서 푸른 바닷물이 이름의 준거가 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②의 설은 수백 개의 항아리에 쪽 염료가 담겼고, 염색으로 인해 푸른 색깔(藍色)이 돋보였던 것에서 담댕이 또는 남뎅이라는 이름이 유래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러므로 남댕이에서 남은 ①의 경우 푸른 물을 가리키며, ②는 쪽(藍)을 가리키는 것임을 알 수 있는데, ‘남 + 댕이’에서 접미사 ‘-댕이’는 그 의미가 불명확하다.

 

어학사전에서 뎅이를 찾아보면 ① 낫갱기의 방언(경북), ② 덩지의 방언(강원, 전남, 제주), ③ 덩이의 방언(전북)으로 해석이 되어 있다. 댕이는 ① 명사로 댕기의 방언(함북), ② -댕이는 북한어로 친근함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뜻이 있다고 풀이되어 있다. 이와 같은 풀이는 영산포 남댕이와 맞아 떨어지지 않고, 과거 영산포에 일본인과 중국인이 많이 살았다는 점에서 쪽의 일본 이름과 중국 이름을 살펴보았다.

 

일본에서는 한자로 쪽을 람(藍)이라 하며, 일본어로는 아이(あい)라고 하므로 댕이 또는 뎅이와는 발음이 다르다. 중국에서는 청출어람(靑出於藍)에서와 같이 식물 쪽에 대해서는 람(藍)자를 사용하나 쪽 염료에 대해서는 청대(靑黛), 전람(靛蓝), 남전(蓝靛), 전청(靛青) 등의 용어를 사용한다. 

 

청대(靑黛)는 쪽으로 만든 검푸른 물감 또는 염료를 가리키는데, 대(黛)자는 눈썹먹 대로 검다는 뜻인데, dài로 발음된다. 전람(靛蓝)에서 전(靛)은 청대(靑黛)를 가리키는 글자이며, diàn으로 발음된다. 억지로 꿰맞춘다면 쪽람(蓝) 자와 눈썹먹 대(黛)를 사용한 남대(蓝黛)에서 유래되었다고 할 수 있으나 타당성이 떨어진다.

 

영산포에 있는 남댕이는 지명의 정확한 준거와 ‘-댕이’의 유래는 찾을 수 없으나 쪽 람(藍)자가 사용된 지명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항아리를 두고 쪽을 추출하고, 제람(製藍) 했으며, 염색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쪽과 관련된 지명과 국내에서 가장 많이 쪽을 추출하고 염색했던 남댕이 마을은 사진에서처럼 그 흔적조차 없어졌으나 쪽 생산지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가진 마을 이름이자 귀중한 자원적 가치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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