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지난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개최된 일본 도쿄 2020 하계 올림픽과 현재 진행 중인 제16회 도쿄 패럴림픽(2021.8.24.-9.5.)의 엠블럼은 청색이 주색이다. 엠블럼뿐만 무대, 자원봉사자 복장 등에 청색이 메인 색으로 사용되었다.
도쿄 2020 하계 올림픽 엠블럼에 청색이 사용된 것은 재팬블루와 관계가 있다. 재팬블루는 일본의 전통 천연염색 연구자인 요시오카 유키오(吉岡幸雄) 씨가 그의 저서 ‘일본의 색을 걷다’에서 소개한 것에 의해 널리 알려졌다.
‘일본의 색을 걷다’에서 재팬블루는 「1875년 일본 정부의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한 영국 화학자 로버트 윌리엄 앳킨슨(Robert William Atkinson)이 ‘인디고 이야기’라는 책에서 “일본 전국 곳곳에서 남색 의상을 보았다"라며, 남색(藍色)을 ‘재팬블루(Japan blue)’라고 기록한 것에 유래되었다」라고 소개했다.
이때부터 일본에서는 일본의 전통 쪽 색을 스스로 재팬블루라고 부르면서 널리 사용하고 있다. 특히 전통 쪽 산지인 도쿠시마현(德島縣)에서는 그곳에서 생산된 쪽 제품에 대해 재팬블루라고 부르기도 하며, 도쿠시마를 재팬블루의 본 고장이라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일본 전체 면적에서 도쿠시마(德島縣)가 차지하는 비율은 1.1%에 불과하나 과거 쪽 염료의 생산량은 일본 전체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지금도 전통 쪽문화를 전승하고 있는 도쿠시마에서는 2019년 도시마현 의회(議會)에서 2020년 올림픽 개막일인 7월 24일을 ‘쪽의 날’로 조례를 제정했다. 이에 앞서 일본 정부에서는 같은 해 5월에 도쿠시마 쪽을 일본 ‘문화청’의 ‘일본 유산’으로 지정했다.
오늘날 산업적인 측면에서 도쿠시마의 쪽은 명함을 내밀기도 부끄러운 소규모이나 ‘일본의 쪽’과 ‘재팬 블루’를 테마로 한 세미나, 심포지엄, 전시회 등 각종 행사를 개최하는 등 전통과 재팬블루를 내세워 현을 홍보하고 있다. 도쿠시마현의 홈페이지, 청사의 가구, 홍보물 등을 보면 모두 청색으로 되어 있다.
도쿠시마현은 쪽과 연계해서 발신하고 있는 재팬블루 이미지는 일본을 넘어 세계의 사람들에게 일본의 전통 칼라로 브랜딩되어 있다. 이에 많은 기업에서는 재팬블루를 내세우며, 블루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관련 의류 브랜드가 진출해 있다. 도쿠시마는 이처럼 전통 쪽에서 유래된 쪽색의 이미지화와 그것의 발신에 의해 지역을 알리고, 기업을 지원하는 등 마케팅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편, 중국 기준 동쪽에 있는 우리나라는 오방색에서 동쪽을 나타내는 청색이 중시되었으며, 삼국시대부터 청색을 전문적으로 염색하는 기구가 있었고, 조선 시대에는 청색 염직물(染織物)을 전문으로 하는 청염장(靑染匠)이 있었다.
청색이 중시되었던 우리나라에서 청색의 쪽 염색은 특히 나주가 발달했고 그 유산이 지금도 전해지고 있다. 현재 천연염색 분야의 국가무형문화재는 청염장만이 국가무형문화재 제115호 염색장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나주에 있다.
쪽 염색으로 대표되는 천연염색 관련 공립 박물관은 유일하게 나주에만 공립 한국천연염색박물관이 있으며, 천연염색 관련 재단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나주에 (재)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이 있다. 나주는 이처럼 전통에서 현대에 이르는 쪽문화의 상징적인 고장이자 인디고 색이라는 자원을 갖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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