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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데님 도시 프랑스 니메스와 국내 최대 쪽 산지였던 나주 영산포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8-28 08: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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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독일 튀링겐, 이탈리아 투스카니, 포르투갈 아조레스, 프랑스 카탈로니아, 베트남 사파, 체코 스트라쥬니비체, 대만 삼협, 중국 귀주성 단한현, 일본 도쿠시마, 나이지리아 요루바, 인도의 타밀나두, 필리핀 아부라, 라오스 루앙프라방, 방글라데시 랑푸르, 오스트리아 부르겐랜드의 공통점은 과거 쪽 염색의 명산지였다는 점이다.

 

쪽 염색은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이루어졌으나 특히 위의 지역처럼 유명한 곳이 있었다. 쪽염색의 명산지였던 지역 중 선진국은 대부분 몇 군에서만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곳들은 우리나라의 국가무형문화재처럼 문화유산으로 보호하고 전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부 지역은 도시화의 진행, 합성 인디고에 의한 산업화 등으로 보호하기 이전에 사라져 버려서 지금은 과거 명성만 있을 뿐 쪽을 생산하지 않는 곳들도 있다. 그러한 지역 중에는 과거의 문화를 잊지 않고 전승 발전시키기 위해 문화로 전환시켜서 활용하고 있는 곳들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프랑스 리옹의 빅토르 위고 거리(Rue Victor Hugo)이다. 이곳은 과거에 하천의 물 등 염색에 좋은 환경을 이용해서 쪽 염색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던 곳이었다. 이곳에서는 지금 쪽 염색을 찾아보기 힘들지지만 1933년에 개관한 브르고인 잘리우 박물관(Bourgoin-Jallieu Museum)이 종종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쪽 염색 유물과 작품을 전시하면서 과거의 쪽 염색이 왕성하게 이루어졌던 지역임을 되새기고, 지금 세대도 그 문화를 향유하게 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가장 따뜻한 도시로 로마시대 때 번성해 프랑스의 로마로도 불리는 니메스(Nîmes, 님) 또한 과거에 발달했던 데님과 쪽염색 문화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니메스의 주요 산업은 포도주 거래의 중심지이자 기계, 섬유, 식품공업이 발달한 곳이다.

 

과거에 니메스를 부유하게 만들어 준 대표적인 산업은 능직(twill weave, 綾織)이다. 그 능직(Twill of Nîmes)에서 파생된 말이 ‘님의 능직’이라는 뜻의 세르주 드 님(serge de Nimes)이며, 이것을 줄인 말이 데님(De Nîmes, denim)이다. 

 

프랑스어에서 유래된 데님(denim)은 데님 청바지로 유명하다. 니메스에서 만들어진 비교적 두꺼운 면직물의 일종을 가리키던 데님은 오늘날 세계 곳곳 사람들이 청바지 등에 이용하고 있다. 데님 중 전통적인 블루 데님은 쪽으로 염색한 경사에 염색하지 않은 위사로 짠 천이다. 그러므로 데님은 쪽 염색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데님의 발상지인 니메스에서는 지금도 박물관 등지에서 데님의 발전상을 볼 수 있다. 니메스에 있는 ‘고대 네메스 박물관(Musée du Vieux Nîmes)’에서는 종종 데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세계의 쪽염색 유물과 작품을 전시한다(사진). 이 전시회를 통해 데님의 발상지인 니메스의 자부심을 전세계 관광객들에게 보여줄뿐 아니라 널리 알려진 데님을 통해 니메스를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직조와 쪽 염색이 발달한 프랑스 니메스처럼 나주 영산포는 과거에 직조와 쪽 염색문화가 크게 발달했던 곳이다. 특히 쪽은 근대에 국내 최대 산지였다. 영산포의 영산강변의 포전에는 곳곳에 쪽이 재배되었고, 쪽의 수확철에는 수백 개의 쪽 추출 항아리가 강변을 가득 채웠다. 쪽 염료인 니람(泥藍)은 멀리 전북 고창과 순창 등지에서도 사러 왔으며, 영산강의 항로는 쪽 염료와 쪽염색 천의 교역로 역할을 했다. 

 

쪽 문화는 청바지 등 오늘날에도 세계 각지에서 사용이 많고, 나라마다 전통 쪽문화를 가지면서 이 문화를 배경으로 서로의 전통 쪽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 국제적인 문화상품이다. 나주 영산포는 이렇게 세계적으로 훌륭한 문화상품을 갖고 있으나 과거의 쪽염색 문화를 기억하거나 알고 있는 고령자들의 사망 증가 등으로 기한이 정해져 있는 상태이다. 체계적인 조사와 기록 및 활성화로 이 한도를 무장해제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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