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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하귤과 전남 탱자나무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8-12 08: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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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무더위가 심해지면서 하귤청 음료가 인기다. 


하귤(夏橘, Poncirus trifoliata)은 운향과에 속한 귤나무에서 봄부터 여름에 생산되는 귤(橘)이다. 


열매는 감귤보다 다섯배나 크고 껍질은 두껍고 딱딱하며, 씨가 많아서 먹기가 힘들다. 게다가 쓴맛과 신맛이 매우 강해‘줘도 안 먹던 과일’이었다. 

 

과일의 수요가 없다 보니 제주도에서 가로수나 관상용으로만 이용해왔던 하귤이 최근 새로운 이용법에 의해 하귤 푸딩, 하귤청, 하귤 에이드 등 다양하게 이용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더울 때는 하귤청 음료에 얼음 동동 띄워서 마시면 상큼하고 맛있어서 수요가 많다. 수요가 많아지다 보니‘없어서 못 먹는 귀한 귤'이 되었고, 기온이 낮아 감귤재배에 적당하지 않은 제주도 산간지대에서는 하귤나무를 식재하는 농가가 증가하고 있다.

 

못 먹는 과일로 여겼던 하귤이 인기를 끌게 된 것은 하귤처럼 시큼한 맛이 강한 자몽, 오렌지의 이용법을 하귤에 적용한 데서 기인되었다. 특히 서울 등지에서 카페를 했던 분들이 제주도에서 창업을 하면서 자몽이나 오렌지 대신 하귤 과즙에 설탕을 넣고, 물 또는 탄산수로 희석시킨 혼성 음료 에이드(ade)를 만들어 먹고 상품화한 것이 인기를 끌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제주도에는‘줘도 안 먹던 과일’인 하귤나무가 가로수나 관상용으로 이용되었다면 전남에는 탱자나무가 울타리용으로 곳곳에 식재되어 있다. 탱자나무(Poncirus trifoliata)는 하귤과 마찬가지로 운향과이며, 한자명은 지귤(枳橘)이다. 

 

탱자는 한약재로 이용되기는 하나 신맛이 너무 강하고 씨앗이 많아 식용으로는 이용되지 않았다. 대신 큰 가시가 많은 탱자나무를 작물 등을 보호하기 위한 울타리용이나 생육이 왕성하고 병충해에 강한 특성으로 인해 감귤나무 및 유자나무 대목으로 사용되어왔다. 

 

울타리용 탱자나무는 시골 마을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그 쓰임새가 없어지면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고유 용도의 가치가 낮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탱자나무의 용도는 그렇다 하더라도 탱자는 하귤처럼 새로운 용도의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많은 데도 이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하지 못하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탱자는 예로부터 감기 예방에도 활용해 왔다. 탱자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구연산은 단백질과 지방질, 탄수화물의 대사 작용을 돕고, 체지방을 제거하는 대사를 촉진하는 효능이 있다. 탱자의 주요 성분인 헤스페리딘은 혈관을 튼튼하게 하며, 혈압을 낮추고 당뇨와 고지혈증과 같은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탱자의 성분뿐만 아니라 너무 신맛이 강한 맛은 탱자청, 탱자 에이드 등으로 만들어 이용할 경우 탱자를 소량만 이용해도 효과가 좋은 특성이 있으며, 젊은 층이 선호하는 음료가 된다. 이것은 탱자나무는 울타리용이다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탱자도 과수라는 시각을 갖고 열매에 초점을 맞춰서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펼치면 소득작목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제주도에서는 그동안 과일로 이용하지 않았던 하귤 나무를 과수로 재배하기 시작한 것처럼 전남에서도 울타리용으로 사용해 왔던 탱자를 과수로 개발하여 소득작물로 활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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