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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국내 최대 골풀 공예촌이었던 나주 영산포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8-07 08:3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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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나주 영산포에서 팔순 정도되는 어르신들에게 인초(골풀) 또는 왕골에 대해 질문을 드리면 여러 가지 이야기가 술술 나온다. 


곳곳에 있었던 인초 공장, 골풀(인초)를 베고 건조했던 이야기, 돗자리, 골풀의 염색, 인초공장에 근무했던 사람들, 돗자리 공장에서 일했던 이야기 등등 끝이 없을 정도이다. 

 

나주 영산포는 그만큼 골풀과 경제 및 문화적으로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때가 있었다. 나주와 돗자리의 인연은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려사’권88, ‘열전’1 ‘후비1’ 장화왕후 오씨」에 나온다. 


이 기록에 의하면 고려 태조 왕건이 나주에서 장화왕후 오씨를 만나서 돗자리 위에서 사랑을 나눴는데, 태어난 아들 혜종(惠宗, 912~945)의 얼굴에 돗자리 무늬가 있어 혜종을 ‘주름살 왕’이라 불렀다고 한다.

 

왕골의 이름 유래 또한 ‘고려사 장화왕후 오씨’ 기록으로부터 돗자리(草席)가 왕의 얼굴에 골을 지게 했다고 해서 '왕골(王骨) 돗자리'라 하게 되었다는 설화가 있다. 나주는 이처럼 돗자리와 인연이 깊은 곳이며, 나주 영산포에서는 일제 강점기, 그리고 196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국내 최대 돗자리 산지이자 돗자리 제작에 사용되는 골풀의 산지였다.

 

당시 나주 영산포에서 돗자리는 수백명이 근무했던 공장을 비롯해 주택가 곳곳에 있었던 가내 공장에서 생산이 되었으며, 생산된 것은 대부분 수출되었다. 돗자리를 짜는 데 사용되었던 재료는 당시 인초라 불리었던 골풀로 재배 농가만 해도 2,500호가 넘었다.

 

돗자리 제작이 나주 영산포 제일의 산업이 되자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몰려들었으며, 사람들이 모이자 지역산업이 활기를 띠었고, 관련 문화 또한 발전했다. 당시 돗자리를 짜고 나서 모양을 다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골풀을 땔감으로 사용하는 가정이 많았을 정도로 골풀은 풍부했고, 화문석(꽃자리)을 만드는 과정에서 직조와 염색기술은 주민들에게 널리 보급되었다.

 

돗자리에 사용되는 골풀의 재배, 수확 및 건조 노하우의 집적, 골풀의 손질, 염색 및 직조기술은 골풀의 공예품 문화를 발전시켰다.

 

 “솜씨가 좋은 사람들은 인초를 다듬고 염색해서 색깔을 예쁘게 배열해서 뚜껑이 있는 바구니를 짜곤 했는데 징하게 예뻤지!. 그것을 영산포 시장에 내다 팔기도 했고 집안에서 사용하기도 했다. 어떤 사람들은 물건을 담는 골망태를 짜서 물건을 담는 용으로 쓰기도 했다.” 2021년 8월 6일 나주시 영산포(이창동) 백조 아파트 앞에서 만난 박0자(1940년생) 어르신의 제보 내용처럼 영산포에서 골풀은 돗자리용 외에 바구니 등의 공예품 제작에도 이용되었다.

 

나주 영산포는 이처럼 논에는 골풀을 재배하였고, 생산된 골풀은 건조, 염색 등 가공이 되어 골풀 공예의 풍부한 재료가 되었다. 돗자리를 짰던 곳(공장, 공방)은 주택가 곳곳에 있었으며, 돗자리 재료인 골풀로 바구니 등을 짰던 사람들이 있었기에 나주 영산포는 국내 최대이자 유일한 골풀 공예촌이자 산업단지였다. 

 

골풀 공예의 최대 산지였던 나주 영산포의 골풀 공예의 역사는 골풀 공예의 부활을 활용해 도시재생에 성공한 대만 먀오리현(苗栗縣) 위안리진(苑裡鎮)의 사례(사진은 대만 위안리진의 골풀 공예품) 그리고 골풀의 공예와 산업화로 주목받고 있는 일본 구마모토현(熊本県) 야쓰시로(八代市)와 같이 문화 및 산업자원으로서의 가치가 크다. 이 자원을 일깨우고 시대에 맞게 효과적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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