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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병에 담겨진 350만원짜리 녹차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8-04 09: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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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일본‘로열블루티 재팬’이라는 회사에서는 7월 24일부터 와인병에 담겨진 350만원짜리(33만엔) 녹차 판매를 시작했다. 


이 차의 재료는 대량 생산이 어려운 고급 옥로(玉露, 찻잎이 나올 무렵에 차나무에 그늘을 만들어 싹이 햇볕을 덜 받게 하여 찻잎을 연하고 길게 자라게 한 것으로 감칠맛이 강한 맛과 향을 지닌 고급차이다)만 사용했다. 


차는 약 일주일간 수작업으로 추출한 다음 품질을 오래 유지하는 750mL 와인병에 담았다. 와인병은 고급 나무상자에 담았으며, 이것은 다시 보자기로 싼 것이다.

 

킹 오브 그린 야메 옥로 슈퍼 프리미엄(King of Green YAME GYOKURO Super Premium)으로 명명된 이 차는 지난해에 개최된 제74회 일본 전국차품평회의 옥로부문(玉露の部)에서 일본 농림수산대신상을 받은 후쿠오카현(福岡県) 야메시(八女市) 쿠로키마치(黒木) 마을의 농가가 생산한 것이다. 야메시(八女市)는 전국 차 품명회에서 20년 연속 옥로(玉露)의 산지상을 수상한 곳이다. 

 

와인병에 담긴 고급차를 생산 및 판매하고 있는 ‘로열블루티 재팬’은 일본 카나가와현 치가사키시神奈川県茅ケ崎市)에 있는 회사(SGS-HACCP 인증, 할랄 인증 공장 보유)이다. 2014년에 설립된 이후 와인병에 담겨진 고급 차 등을 개발해 매년 20% 이상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회사이다. 

 

‘로열블루티 재팬’이 고급 와인병 녹차를 개발하게 된 배경은 술 문화와 관련이 있다. 와인을 비롯한 술 종류 중에는 수백만원, 수천만원에 이르는 것들이 있는데, 무알코올 음료는 비싸 봐야 만원을 넘기지 않는다. 비행기의 퍼스트 클래스나 호텔 레스토랑 등을 이용할 때 같은 금액을 지불해도 와인이나 술을 먹지 않는 사람은 고급 와인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박탈감이 있다.

 

고급 요리는 고급 와인을 곁들여 먹을 때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무알코올 음료는 오히려 고급 요리의 효과를 반감시키는 경우가 있다. 술을 마시는 사람들에게는 와인 등 선물의 선택범위가 넓으나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는 선택의 폭이 크지 않다. ‘로열블루티 재팬’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의 이러한 불공평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것이 와인병에 담겨진 고급 녹차이다.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고급 차 음료’라는 콘셉트로 개발한 와인병에 담겨진 수백만원짜리 고급 녹차는 비록 한정판이나 매년 완판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는 일본의 찻잎 생산 농가 납품처의 약 80%가 페트병 음료용이며, 페트병 녹차는 가격 경쟁을 함에 따라 농가의 소득이 낮아지는 문제점에 대한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품질의 녹차를 와인병에 넣어서 고급 와인처럼 소비자들로부터 인정을 받게 되면 녹차의 품질과 가격 폭을 넓게 하여 다양한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고, 용도나 선택의 폭도 넓게 할 수 있다. 와인병에 담겨진 350만원짜리(33만엔) 녹차는 이처럼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으며, 고품질에 의한 고부가가치 소량 생산, 녹차의 명품 브랜드화, 녹차의 마케팅 등 우리나라 녹차 업계에서도 배워야 할 점이 많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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