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부채 명산지 나주의 부채는 역사성, 인지도, 기술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자원적 가치가 높다.
지난 한 달 동안 나주 전통부채에 대해 글을 쓸 수 있었던 것 또한 그만큼 나주 전통부채에 대한 콘텐츠가 풍부하였기에 가능했다.
나주 전통부채는 나주사람들의 재능과 기술, 풍부한 대나무 자원, 부채의 수요와 유통환경이 만들어 냈을 것이며, 그것은 많은 사람의 생활수단이 되었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나주 역사성과 문화성이라는 색이 강화되었을 것이다.
지금은 시대가 변해 부채 수요는 크게 감소되었고, 부채 제작 노동 생산성은 크게 저하되어 경제적인 측면에서 부채의 제작은 어렵게 되었다. 그러한 시대 변화와 함께 나주 전통부채는 명성만 남긴 채 사라지고 있으며, 실물을 갖추지 못해 명성 또한 쇠약해지고 있다.
시장경제의 기본적인 작동 원리는 수요와 공급이다. 수요가 늘면 가격이 올라가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낮아진다. 가격은 공급과 연동되어 가격이 올라가면 공급을 유발 및 촉진하고, 가격이 낮아지면 공급을 완화시킨다. 바람을 일으키는 데 사용되는 나주 전통부채는 시장경제의 이러한 기본적인 원리를 생각하면 쇠퇴는 당연하다고 할 수가 있다.
현재, 부채의 전통적인 기능은 냉방기기의 발달, 냉방이 잘 되는 실내에서의 생활 증가, 손 선풍기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발달된 물질문명 속에서 존재 가치는 크게 악화되었다. 게다가 플라스틱 등으로 저렴하게 대량 생산되는 부채는 공예적인 요소가 강한 부채의 생산성을 크게 저하시켜 시장에서 생존을 어렵게 하고 있다.
그러나 바람을 일으키는 부채의 기능을 벗어나면 부채는 예술품의 오브제, 역사성과 지역색의 강화 수단, 교육의 매개체, 문화 활동 프로그램 등의 측면에서 여전히 수요가 존재한다. 개발 여하에 따라 시장 크기를 확장시킬 수 있는 여지 또한 많다.
나주 전통부채도 마찬가지이다. 나주는 쪽염색으로 유명하며, (재)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한국천연염색박물관, 국가무형문화재 제115호 염색장 전수관과 기능보유자가 말해 주듯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천연염색 고장이다. 천연염색은 의류 등 생활용품의 염색 외에 미술 교육, 취미와 교양생활, 예술의 표현 매개체로도 활용된다. 특히 쪽염색은 홀치기, 방염, 형염 등 여러 가지 기법을 활용해 예술작품을 만드는 데 많이 활용되므로 종이나 천을 면에 붙이는 부채는 쪽염색의 예술적 표현에 매우 좋은 오브제가 된다.
나주에서 쪽 염색으로 예술성을 표현한 천이나 종이를 부채에 활용하면 부채 자체가 예술품이 됨과 동시에 나주의 전통적인 특산품의 활용에 의해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고, 지역 고유 상품으로서 가치가 높아진다. 여기에다 나주의 또 다른 특산품인 배나무 꽃을 쪽 염색시 문양으로 도입해서 활용하게 되면 나주를 상징적으로 표할 수 있게 되는 작품이 된다(사진은 나주 배꽃 문양을 쪽 염색하여 부채에 활용한 양순 작가의 작품).
나주 전통부채는 이와같이 바람을 일으키는 기능이 아니라 교육과 체험프로그램, 예술의 오브제, 지역 특산품과의 결합 등 새로운 기능을 찾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의해 존재 의의가 강화될 것이다. 동시에 전통문화를 전승하면서 지역을 특색화시키는 수단이 되고, 그것이 자양분으로 작용해 관련 문화와 함께 더욱더 발전되어 지역민들의 문화생활 촉진과 지역 공예에 대한 자부심을 키우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