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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금성선과 나주공예품제작소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7-15 08: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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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선[전남인터넷신문]나주부채의 유물을 찾아보면 금성선(錦城扇, 금성부채)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금성선은 형태나 제작기법의 유형에 따라 분류한 명칭이 아니고, 금성부채라는 뜻의 錦城扇(금성선)이 부채에 쓰여있거나 인쇄된 것이다(사진, https://page.auctions.yahoo.co.jp/jp/auction/c918626786). 

 

금성(錦城)은 나주의 옛 이름이다. 지금도 나주에는 금성이라는 단어를 여러 곳에 사용하고 있으며, 금성산(錦城山)이 있으므로 금성선(錦城扇)은 나주부채라는 뜻이 된다. 


이를 뒷받침 하듯 금성선이라는 글씨가 있는 근대의 부채에는 대부분 나주공예품제작소(羅州工藝品製作所)라는 글씨가 함께 있다(사진, https://page.auctions.yahoo.co.jp/jp/auction/c918626786).

 

금성선의 부채유물은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에도 많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종류는 현재 발견된 모두 오엽선(梧葉扇)이다. 오엽선은 오동나무 잎사귀 모양으로 만든 부채로 부챗살의 머리 부분의 댓살이 구부러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금성선의 그림은 조선의 풍속화와 전국 명승지가 그려져 있거나 인쇄되어 있다. 이와 같은 특성에서 몇 가지 내용을 유추할 수 있다.

 

첫째는 현재까지 발견된 것들은 모두 단선인 오엽선으로 모양이 같다는 것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었음을 의미한다. 발견된 유물을 보면 부채의 그림을 제외하면 크기나 모양이 대부분 유사해 그러한 가설을 뒷받침한다. 

 

둘째는 부채에 인쇄되거나 그려진 그림이 한국을 대표하는 명승지라는 점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수출용으로 제작되었음을 추정케 한다. 당시에 나주 대비와 부채는 주요 수출품이었다. 현재 금성선 유물이 일본 등지에서 많이 발견되는 것도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한다 할 수가 있다.

 

셋째는 금성선이라는 글씨가 있는 부채에는 대부분 나주공예품제작소(羅州工藝品製作所)라는 글씨가 있는 점으로 보아 ‘금성선’은 나주공예품제작소에서 생산한 부채의 브랜드라 할 수 있다. 나주공예품제작소라는 글씨는 없고 금성선이라는 글씨만 있는 부채도 일부 있으나 이것들도 오엽선이며, 부채의 그림이 나주공예품제작소에서 제작한 것과 매우 유사해 제작 시기 차이에 의해 나주공예품제작소라는 글씨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금성선 부채를 제작한 곳으로 추정되는 나주공예품제작소는 그동안 그 존재가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문헌에서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일제 강점기 때 발행된 신문들을 대상으로 공예품제작소를 검색해 보면 조합, 단체 등에서 설립해서 운영했던 것이 몇 개 있는 것으로 보아 설립과 운영 주체는 단체나 개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나주공예품제작소 또한 사업체로서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일보 1939년 4월 16일자 신문에는 나주산기공예품제작소(羅州山岐工藝品製作所)에서 죽제품을 조선 내는 물론 만주와 중국까지 수출하였다는 내용이 있다. 이 신문에 나오는 나주산기공예품제작소(羅州山岐工藝品製作所)가 금성선에 글씨가 있는 나주공예품제작소일 가능성이 크다. 그 가설이 맞다면 일본인 야마기(山岐)라는 사람이 운영했을 것으로 생각되나 어디까지나 가설이며, 앞을 밝혀내야 할 과제이다.

 

금성선과 나주공예제작소는 많은 수수께끼를 안고 있으나 나주부채의 명성을 기반으로 해서 나주에서 생산된 부채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 유물들이 수집되고, 나주에서 전시되면서 나주 공예와 부채의 전통을 알리면서 나주 공예의 부흥 토대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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