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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 수박 상품,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7-14 08:3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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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대만과 일본 등지에서는 수박을 잘라서 판매하는 컷 수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컷 수박은 수박을 보통 6등분이나 8등분한 것으로 대만에서는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서, 일본에서는 컷 수박 봉지에 담아서 공항, 고속도로 휴게소, 편의점 등지에서 판매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가 있다. 

 

컷 수박이 등장하고 인기를 끌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더운 여름이 되면 수박을 먹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통수박은 제한성이 많다. 


내용물(수박의 숙도, 씨앗의 다소 등)의 확인이 어려운 점, 한두 사람이 먹기에 부담스러운 양, 먹고 난 후 많이 발생하는 음식쓰레기 등은 통수박을 구매할 때 망설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통수박은 판매처의 제한성도 크다. 고속도로 휴게소처럼 잠시 쉴 때, 편의점 등지에서 한두 조각만 먹고 싶어도 통수박은 양, 가격, 부산물 측면에서 부담이 커서 구매 빈도가 낮다. 판매율이 저조하니 판매처에서는 통수박을 갖춰 놓지 않고 있다. 농산물의 판매 측면에서 잠재수요는 존재하나 제형으로 인해 소비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경우이다.

 

컷 수박은 통수박의 이러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으나 단점도 존재한다. 수박을 잘라서 진열해 놓으면 위생상의 문제가 발생하고, 수박즙으로 인해 테이크아웃이 좋지 않은 점이다. 

 

대만과 일본 등지에서는 컷수박의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수박 전용 플라스틱 용기나 봉지가 개발되어 있으며, 판매량도 매우 많은 편이다. 수박 전용 플라스틱 용기나 봉지를 사용하면 우선 수박즙에 의한 오염이 방지된다. 수박은 80% 이상이 수분이어서 랩포장을 할 경우 제대로 밀봉하지 않으면 상하고, 즙이 흘러내리기 쉬우나 전용 봉지 등을 사용하면 오염 우려가 없고, 테이크아웃도 쉽게 된다.

 

다음은 벌레의 접근을 방지할 수가 있다. 컷수박에서 즙이 흘러내리면 진열대가 끈적끈적해지고, 달콤한 냄새를 맡은 벌레가 모이기 쉽다. 이것은 이미지뿐만 아니라 위생상으로도 좋지 않게 된다. 

 

진열에 따른 구매욕을 높이고, 진열 효과와 정보제공의 장점도 있다. 소비자들은 컷수박을 통해 내용물을 확인할 수가 있게 된다. 씨앗이 적은 것, 적당하게 익은 것 등을 보면서 고를 수가 있다. 수박 전용 용기나 봉지는 그것 자체를 세련되게 디자인된 것도 많고, 생산자 및 판매처의 정보도 제공하므로 신뢰성을 높이고, 재구매도 유도할 수 있게 된다.

 

컷수박은 이처럼 소비자 접근성을 높여서 판매량 확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으나 생산지 단계에서는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에 생산지 단계에서 편의점 메이커 등과 연대해서 컷수박을 가공하게 되면 장점이 많아진다.

 

생산지에서 컷수박을 가공하면 1차적으로 가공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박껍질의 사료화나 거름용으로 이용하는 것에 의해 자원 이용률을 높이고, 도심에서 발생되는 수박 음식쓰레기를 크게 줄일 수가 있다. 생산자 조합 등지에서 가공 시설을 활용하면 계절에 따른 편차가 있으나 가공에 의한 수익이 창출된다. 

 

유통 측면에서는 통수박에 비해 유통단계가 줄어들고, 마진이 높으며, 판매처 확대에 의한 소비 증가에 기여할 수가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 등 유통업체들은 컷수박의 취급에 의해 품목의 다양화에 의한 판매 소득을 높일 수가 있다. 소비자들은 수박을 먹고 싶을 때 품질을 보면서 혼자 먹을 수 있는 양만큼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음식쓰레기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가 있다.

 

컷수박은 과거에 비해 포장, 위생, 저장, 유통, 소비 측면에서 매우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어 있으나 관행의 통수박 위주의 유통 관행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생산자뿐만 아니라 소비자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컷수박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소비지와 생산자, 유통업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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