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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주 문화 들춰보기: 나주 아까시나무꽃떡 문화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6-19 08: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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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시나무는 콩과 식물로 낙엽 교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카시아나무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 배경에는 국내 유통 꿀의 60-70%가 아까시나무꽃을 밀원(蜜源)으로 생산되고, 이것이 아카시아꿀로 유통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북미 원산의 아까시나무가 열대지방 원산인 아카시아(Acacia)와는 다른 데도 아까시나무로 불리는 것은 일본의 영향을 받은 듯 하다. 


일본에서는 187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만국 박람회 때 이 식물을 도입한 이후 아카시아나무로 불리었다. 아까시나무의 학명 Robinia pseudoacacia 또한 아카시아나무와 관련이 있다. 


속명의 pseudoacacia가 라틴어로 ‘비슷한’이란 뜻의 ‘pseudo’와 ‘아카시아’라는 뜻의 ‘acacia’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아까시나무는 1891년 조선의 우선회사(郵船會社, 해운회사)에 근무했던 일본인 사사키(佐々木)가 중국 상하이에서 묘목을 구입하여 지금의 인천 자유공원에 심은 것이 시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도입된 아까시나무는 콩과 식물 특유의 강한 생명력으로 인해 빠르게 퍼졌다. 특히 1960년대는 땔감 채취로 벌거숭이 산이 된 곳에 사방조림용으로 심어져 푸른 산을 조성하는 데 일조했고, 친근한 식물이 되었다.

 

아까시나무의 꽃은 향기롭고, 그 수는 잎보다 많으며, 신장염, 방광염 등에 효험이 있다. 아까시나무꽃의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밀원 식물뿐만 아니라 꽃 자체가 튀김용, 약용술 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아까시나무꽃의 이용문화는 일본의 경우 나가노현(長野県) 신슈(信州) 지역에서 발달되어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꿀의 70% 이상이 아까시나무꽃을 밀원식물로 하고 있으며, 아까시꽃튀김, 아까시꽃 식초절임, 아까시꽃 두부 등이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까시나무꽃이 필 때 쯤이면 꽃을 따서 튀김용으로 이용하는 문화가 있다. 2017년에 전라북도 정읍시 각 읍면동의 떡과 떡 재료 식물을 조사했는데, 내장동의 내장산 마을에서는 과거에 아까시나무꽃을 수확해서 튀김용으로 이용하는 문화가 성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식용 측면에서 아까시나무꽃을 조사했는데, 튀김용 문화는 폭넓게 분포되어 있었다.

 

나주에서도 아까시나무꽃을 따서 튀김용으로 이용했던 문화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고령자분들의 제보에 의하면 과거에 아까시나무꽃을 따서 튀김을 만들어 행사상에 올리기도 했으며, 아이들의 좋은 간식거리였다고 했다. 이러한 제보들은 다른 지역과 별반 차이가 없었으나 떡에도 이용했다는 내용은 특이했다.

 

아까시나무꽃을 떡에 이용했다는 정보는 정읍시 내장동에서 1960년대에 만들어 먹었다는 몇몇 고령자분의 제보를 받았으나 나주에서는 그 이상이었다. 나주시 다도면과 문평면에서 떡문화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아까시나무꽃은 튀김 외에 설기떡에도 이용했다는 제보가 다수 나왔다. 아까시나무꽃을 떡에 이용한 이유는 “향이 좋다”는 것과 함께 “약이 된다”고 해서였다. 

 

나주에서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찔레꽃과 골담초꽃 등을 쌀가루와 섞어서 떡을 만들어 먹었던 문화가 있었으므로 아까시나무꽃을 떡에 이용한 문화는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까시나무꽃으로 떡을 해 먹었던 풍습은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나주 전통 떡 자원의 풍부성을 더하고, 꽃떡이 발달했던 지역이라는 콘셉트 설정과 떡 산업의 발달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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