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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주 문화 들춰보기: 나주 단오 때 피부와 머리 미용법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 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6-11 07: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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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단오를 앞두고 있다. 단오(端午)는 음력 5월 5일로 단오에서 ‘단(端)’자는 처음 곧 첫 번째를 뜻하고, ‘오(午)’자는 오(五), 곧 다섯의 뜻에서 유래된 것으로 단오는 ‘초닷새(初五日)’라는 뜻이 된다. 


즉, 음력 5월은 십이지 중 다섯 번째인 오월(午月)이었고, 그 달의 첫 번째 5일이란 뜻을 함축해 단오라 했다. 

 

고대 중국에서는 음양사상에 근거해서 홀수는 양수(陽數)이고 짝수는 음수(陰數)이므로 홀수의 달과 날이 겹치는 날, 곧 1월 1일 (설날), 3월 3일(삼짇날), 5월 5일(단오), 7월 7일(칠석), 9월 9일(중앙절)이 우주의 양기(陽氣)가 가장 충만한 날이라 믿고 양기로 음기를 제어하려는 뜻에서 명절로 삼았다. 

 

이 가운데서도 단오절은 낮이 가장 길어서 태양의 양기를 가장 많이 흡수하게 되는 하지(夏至)가 들어 있는 5월의 명절이므로 태양의 축제 성격을 띠며, 많은 풍속이 있다. 단오 풍속에는 음식을 해먹는 것, 약초를 이용한 문화, 피부미용을 위한 풍속 등이 있다.

 

과거 나주에서도 단오와 관련해서 다양한 풍속이 있었다. 그 풍속은 현재 거의 행하지 않고 있으며, 잊혀져 가고 있으나 문화자원으로서의 가치 조사 없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과거의 풍속을 문화자원화 하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창포처럼 과거에 관습적으로 이용되었던 식물의 성분 분석을 통해 유용성분을 찾아내고 산업화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나주의 조상들은 단오 때 피부와 머리 미용을 위해 어떻게 했을까하는 의문을 갖고 접근 해보았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당시 60에 이상의 고령자 100명이상을 만나서 인터뷰한 결과 우선 창포탕으로 머리를 감았다는 응답자는 없었으며, 창포 자체도 찾기가 힘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 나주 여성들은 단오 때 피부미용을 위해 아무것도 안한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이 단옷날 새벽이나 아침에 상추밭에 바가지를 가지고 이슬을 털어서 바가지에 모았다. 바가지에 모은 이슬로 얼굴에 바르거나, 음용에 사용했다. 

 

이것은 상추이슬 분바르기라는 풍속인데, 이슬은 순결함과 청정함을 상징하기 때문에 아침에 얼굴에 바르거나 마시면 몸 안에 있는 재액과 오염된 것을 정화시켜 청정하고 생명력을 유지하여 얼굴 피부를 곱게 만드는 미용효과가 있다는 믿음에 따른 것이다.

 

구체적으로 상추 이슬을 얼굴에 바른 이유는 피부 개선 및 미백 효과를 위해서, 여름철의 땀띠 예방을 위해서, 여름철의 더위에 대한 순응, 얼굴의 버짐 예방 등의 목적으로 이용했다는 응답자 수가 많았다. 응답자 분들 대다수는 상추 이슬을 이용했던 시기의 경우 어린 시절로 어머니나 할머니가 상추 이슬 분바르기를 시켰고, 이슬을 바르는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고 했다. 

 

상추 외에도 “단옷날에는 배나무 잎사귀, 모(벼)에서 이슬을 받아서 아이들의 얼굴에 바르면 피부가 좋아진다고 해서 얼굴에 바르고 마사지를 했다

 

단오 때 풀을 삶은 물에 머리를 감는 풍속도 나주에서 있었다. 대부분 단오 때는 아무풀이나 채취해 삶아서 머리를 감으면 약이 된다고 해서 다양한 풀이 이용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식물을 삶은 물이 아니라 상추에 있는 이슬을 바가지에 털어서 모은 다음 머리를 감기도 했다. 무지개가 만들어졌던 샘에 가서 머리를 감기도 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과거 나주에서 단오 때 존재했던 이러한 풍속은 비과학이라도 치부할 수 있으나 아름다워지려고 하는 마음과 주변사람들의 건강을 위하는 마음들이 담겨 있다. 일부는 과학적으로도 효과가 증빙되는 것들이 있다. 바쁜 현대 생활과 코로로19가 앗아간 평화로운 일상이 그리운 이 때 잠시나마 조상들의 단오 맞이를 회상해 보면서 일상의 활기를 되찾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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