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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가 된 수국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5-26 08: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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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수국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그 인기를 증명하듯 해외에서는 코로나19의 팬데믹 속에서도 수국 축제 개최 증가와 수국 명소를 소개하는 기사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수국은 사랑받는 꽃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국이 축제자원으로 사용되고, 수국 명소가 조성된 역사는 길지 않다. 초여름을 장식하면서 사랑받는 수국은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주목받지 못한 꽃이었다. 


개화 중에 꽃색이 변화하는 특이성, 강인한 생육 특성으로 인해 정원의 구석진 곳에 한두 그루 정도는 구색용으로 있었으나 수국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도 없지 않았다. 

 

과거에 사람들이 수국을 다소 멀리했던 이유는 크게 꽃받침의 수와 꽃 색깔의 변화 때문이었다. 꽃받침은 우리가 꽃으로도 인식하는 부위인데, 자세히 관찰해보면 4개로 이루어져 있다. 


4라는 숫자는 죽을 사(死)자와 발음이 같고, 이로 인해 기피 대상이 되었고, 집안에는 심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지금의 생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지만 과거에는 건물에서도 4층을 다르게 표현하는 사례가 많을 만큼 4자는 기피 대상이었고, 꽃받침이 4개인 수국도 마찬가지였다. 

 

수국의 꽃 색깔은 개화 중에도 변화무쌍하다. 오늘날의 시각에서는 그것이 매력이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과거에는 변화무쌍한 것 보다는 소나무처럼 사계절이 푸른 것들이 충절, 신뢰 등의 상징으로 사랑받았고, 수국처럼 변화무쌍한 것은 절개가 없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도 있었다. 수국의 일반적인 꽃말로 알려진‘변덕’은 그러한 사고방식에서 유래된 것이다. 

 

수국은 과거의 경우 이처럼 부정적인 이미지도 다소 있었으나 지금은 그 이미지가 반전되었다. 한 그루의 수국에서도 분홍색 꽃과 파란색의 함께 피거나 화색이 변화하는 것은 모습은 ‘변절’, ‘변덕’ 보다는 ‘신비’,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수국에서 꽃 색깔은 꽃받침에 의해 좌우되며, 꽃받침의 색을 결정하는 것은 안토시아닌, 보조 색소, 알루미늄의 3자 관계에 의해서이다. 보통 수국꽃이 피기 시작하면 꽃받침 속에는 엽록소가 많아 녹색을 띤다. 그 후, 엽록소가 분해되면서 사라지고 안토시아닌 색소로 합성되면서 대체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세포 중에 이산화탄소가 쌓이고 산화되어 붉은색을 띤다.

 

수국의 꽃색 변화는 꽃받침에 들어 있는 안토시아닌, 꽃받침 내에서 합성되는 보조색소, 뿌리에서 흡수되는 금속 원소인 알루미늄에 의해서이다. 보통 뿌리에서 알루미늄이 흡수되면 꽃받침의 안토시아닌 등과 반응해 청색이 되고, 흡수가 되지 않으면 안토시아닌 본래의 색깔로 적색이 강하게 된다. 

 

알루미늄의 흡수는 토양의 pH와 관련이 있어서 산성 토양 중의 알루미늄은 녹기 쉬워 뿌리가 쉽게 흡수하며, 중성이나 알칼리성 토양은 알루미늄이 잘 안 녹으므로 흡수하기 어렵게 된다. 즉, 산성 토양에서는 청색 꽃이 피고, 알칼리성 토양에서는 적색 꽃이 피는 것이다. 같은 나무에서도 색깔이 다른 것은 뿌리에 따라 한쪽 뿌리는 알루미늄을 흡수하기 쉬운 곳에, 다른 뿌리는 흡수하기 어려운 토양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백색 등 토양의 영향을 받지 않는 화색의 꽃 등 수천 종류 이상의 품종이 육성되어 있어 처음부터 원하는 색상과 크기, 모양의 꽃을 가진 것을 선택해서 식재하고 감상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어느 곳에서나 잘 자라고, 관리가 쉬우며, 월동이 잘 된다. 개화기간도 1-2개월 정도로 길며, 품종에 따라 개화 시기 또한 다른 것이 많이 개발되어 있다. 

 

꽃이 크면서도 꽃받침과 작은 꽃의 섬세함을 감상할 수 있고, 꽃이 진 후에는 꽃만을 잘라내면 되므로 청소가 쉽다. 감상뿐만 아니라 관리 비용이 적은 등 관리 꽃밭의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니라 백조가 되었다. 백조가 된 수국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고, 소득 작물이 되지만 수국을 활용한 상품개발, 관광자원, 녹차 등 다른 작물과 결부시킨 마케팅에도 유용하고 기대효과 또한 높게 평가되므로 주목하고 활용도를 높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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