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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양배추에서 발견된 청색소의 파장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4-29 07: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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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빨강, 초록, 파랑은 빛의 3원색이다. 이 세 가지 색을 겹쳐 비추면 다양한 색을 만들 수가 있다. 


빨강과 초록의 빛을 겹치면 노랑이 된다. 빨강과 파랑의 빛을 겹치면 자홍색이 되고, 초록과 파랑을 겹치면 청록이 된다. 빨강과 파랑, 초록을 모두 겹치면 흰색이 된다.

 

색의 3원색은 그리스어의 어둠 검정을 의미하는 kyanos에서 유래된 말로 약간의 초록 기미를 띤 새뜻한 파랑색(vivid greenish blue)을 뜻하는 사이안(Cyan), 이탈리아 북부도시의 이름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새뜻한 자주색(vivid red purple)인 마젠타(Magenta) 그리고 노랑이다. 


이 세 가지 색을 섞으면 거의 모든 색을 만들 수 있으므로 3원색이라고 한다.

 

빛의 3원색과 색의 3원색의 가산혼합 또는 감산혼합을 하면 거의 모든 색을 만들어 낼 수가 있는데, 천연 식용색소에서 항상 문제가 된 것은 청색이었다. 천연 색소는 식물의 꽃과 잎, 열매 등 자연계에 있는 물질을 원료로 한다. 

 

최근에는 건강에 미치는 영향의 우려와 제조 공정에서의 지속 가능성 등의 관점에서 화학적으로 합성된 색소 대신 천연 색소의 수요가 크게 증가해 시장 규모는 2027년까지 3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천연 색소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비해 색의 3원색의 하나인 청색은 희귀하고, 자연계에 존재하고 있는 것은 대부분 안정성이 낮다. 치자 색소를 생물 변환시켜서 청색소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으나 이 또한 안정성이 낮아 산업현장에서는 화학적으로 합성된 식용 타르 색소‘청색 1호’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천연 청색소에 대한 필요도가 커진 만큼 많은 연구자가 이 분야를 연구해 온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미국 과자 메이커 대기업 마스리 글리, 프랑스 아비뇽 대학, 미국 오하이오 대학 대학, 일본 나고야 대학 등의 국제 연구팀이 10년간의 연구 기간을 거쳐 붉은 양배추의 안토시아닌에 포함된 청색의 천연 색소를 발견하고. 연구 성과를 온라인 과학 저널 'Science Advances(https://advances.sciencemag.org/content/7/15/eabe7871)'에 발표했다. 

 

연구 논문(Discovery of a natural cyan blue: A unique food-sourced anthocyanin could replace synthetic brilliant blue)에 의하면 붉은 양배추에 있는 10종 이상의 안토시아닌 색소를 하나씩 분리해서 각각 금속 이온을 첨가하여 발색과 안정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P2'로 명명된 안토시아닌에 알루미늄 이온을 가하면 청색 1호와 거의 동일한 색상을 보여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알루미늄 이온 1개 주위에‘P2’분자 3개가 모여 프로펠러와 같은 구조가 되면 선명한 파란색이 발색했다. 

 

'P2'는 붉은 양배추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 전체의 5% 미만에 불과하다. 그래서 연구팀은 붉은 양배추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 ‘P6’‘P7’‘P8’을 ‘P2’로 변환하는 효소를 특정해 다른 안토시아닌을 청색 화합물로 변환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효소에 의해 변환된 색소를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에 사용했는데, 청색 1호와 유사한 색상을 얻을 수 있어 보존 안정성도 우수했다고 밝혔다. 

 

모든 색의 기본이 되는 천연 청색소가 발견됨에 식품과 화장품 산업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천연색소를 이용한 관련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한 만큼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며, 그 과정에서 천연 색소의 원재료가 되는 컬러 농산물에 관한 관심 증가와 소비도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관련 기관과 농가에서는 그에 대비하고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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