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최근 구운 인절미가 화제가 되고 있다. TV 프로그램에서 인기 배우가 와플팬에 인절미를 구워 먹는 장면이 방송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 떡인데, 와플팬에 구운 떡은 시각적으로도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쫄깃쫄깃해 보이는 맛이 방송을 통해 그대로 전달되었다.
아마 60대 이상의 분들은 와플팬은 다소 낯설더라도 구운 떡의 맛은 경험해 보았고, 그 맛을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떡이 흔한 세상이 되었고, 간식으로 쉽게 먹을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나 과거에는 특별한 음식이었다. 먹을 것이 부족한 시대에는 추석과 설 명절, 결혼식, 초상(初喪) 등 특별한 날에만 만들어 먹었던 것이 떡이었다.
과거에 떡은 그만큼 소중하고 귀했다. 귀한 떡이었기에 먹는 것 또한 아끼고 아껴 먹었다. 설 명절에 만든 떡은 기본적으로 정월대보름까지 먹었다. 어떤 가정에서는 생강을 저장하는 굴 등에 저장해 두고, 봄에 보리를 수확할 때까지 먹었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냉장고 등 저장시설이 없었던 과거에 떡을 오랫동안 저장하는 방법은 건조였다. 떡은 건조하는 것에 의해 오랫동안 저장을 할 수 있으나 건조는 쉽지 않았다. 건조과정에서 떡의 표면에 곰팡이가 스는 것은 기본이었다. 지금 같으면 곰팡이가 슨 떡은 버리는 것이 다반사이겠지만 과거에는 곰팡이가 슨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대부분 저장한 떡에 곰팡이가 스는 것은 당연하다는 듯이 먹을 때는 곰팡이를 짚 등으로 슥슥 문질러서 닦아 내고 찌거나 구워서 이용했다. 일하는 사람들의 새참, 대가족이 모여서 먹을 때처럼 필요한 양이 많을 때는 쪄서 먹었으나 한두 사람이 먹거나 아이들 또는 어르신들께만 드릴 때는 떡을 구웠다.
떡은 화롯불이나 장작불을 지피고 난 숯불 또는 연탄불에 구웠다. 곰팡이를 닦아 낸 인절미나 쑥떡을 숯불에 직접 올려놓거나 석쇠와 함께 올려놓으면 곰팡이 자국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대신 고소한 냄새가 나면서 떡이 조금씩 부풀어 올랐다. 어떤 떡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기도 하다가 터졌다. 숯불이 많이 닿은 곳은 검게 타기도 했다. 떡이 부풀어 오르는 모양과 타는 냄새, 숯불의 강도를 고려해서 떡을 잘 뒤집으면 타지 않고, 노릇노릇하면서도 맛있게 구워졌다.
떡이 구워지는 냄새를 맡으며 다 구워지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기대감 그 자체였다. 구워진 떡은 언제나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았다. 떡을 막 찐 것은 전체가 몰쌍하다(전라도 사투리로 만만하다의 뜻인데 떡에서는 물렁거리고 부드럽게 되는 느낌이다). 이에 비해 구운 떡은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물쌍하다. 떡의 모서리 등 일부는 건조상태의 딱딱함이 그대로 남아 있었는데 이 또한 구운 떡만의 매력을 더했다.
과거에 구워 먹었던 떡에는 그러한 추억과 맛이 배어있으나 지금은 화롯불, 연탄불, 장작불의 문화가 사라졌다. 떡을 말려서 오랫동안 저장해 먹는 문화도 사라졌다. 배고픔의 시대가 끝나고, 무엇을 먹을까 하는 고민의 시대에 살고 있다.
배고픔의 시대에 먹었던 구운 떡이 가끔 그리우면서도 먹을 것이 많은 이 시대에 과연 구운 떡이 상업적으로 먹힐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연예인이 와플 팬에 구운 떡은 그 해답이 되었다. 과거의 구운 떡에 대한 경험이 없는 젊은 층들이 와플팬에 인절미를 구워 먹고, 그 맛에 대한 감탄의 소감들을 SNS에 올리는 등 구운 떡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참에 서양식의 와플팬이 아니라 우리 떡의 특성에 맞는 한국식의 떡 굽는 팬이 만들어져서 보급되었으면 한다. 화롯불, 연탄불, 장작불을 대신할 떡 굽는 팬이 만들어지고 보급된다면 전통 떡의 색다른 맛을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뿐만 아니라 우리 떡의 소비증가와 국제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