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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딸기 브랜드화, 보리를 팔수록 좋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4-01 07: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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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남도는 온통 청보리에 묻혀 있다. 푸른 바다와 청보리밭 사이의 해안도로, 화사한 꽃이 핀 벚나무 가로수길. 남도 곳곳은 그러한 자연의 선물로 가득 채워져 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겨울 동안 움 추렸던 마음이 사르르 녹고,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힐링이 되게 하는 것이 보리밭이다.

 

보리는 배고픔 시대를 겪어온 우리 조상들에게 허기를 달래 주었던 작물로 남다른 의미와 상징이 있다.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오늘날에는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절기를 겪고 봄에 수확하는 보리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친환경 작물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겨울의 추위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라 봄의 대지를 생명의 색으로 뒤덮는 보리에는 힐링이라는 이미지도 부여되어 있다.

 

보리에는 친환경과 힐링이라는 이미지가 있으므로 다른 농산물을 보리와 연계시키면 보리가 갖는 이미지 덕을 볼 수가 있으며, 농산물 마케팅에서도 그러한 사례가 있다. 그런 점에서 보리밭이 아름다운 시기에 성수기를 맞이한 딸기와 보리의 콜라보 사례는 많이 있을 것 같은데 찾기가 힘들다.

 

보리와 딸기. 둘 다 대표적인 봄 작물이라는 표면적인 공통점 외에 친환경 딸기 생산 측면에서 보리는 꼭 필요한 존재이다. 딸기 생산에서 문제가 되는 대표적인 충에는 진딧물이 있는데, 그 진딧물을 잡아먹는 천적 곤충이 보리에서 잘 자라기 때문이다. 

 

보리에는 딸기에 무해하며 해충인 진딧물을 잡아먹는 천적 곤충인 옥수수 진딧물 등이 자란다. 딸기밭에 보리를 식재하거나 보리 화분을 들여놓으면 딸기에 농약을 살포하지 않아도 진딧물이 방제된다. 다만, 보리를 딸기 재배에 이용하려면 보리를 키우고, 보리에 천적 곤충의 개체를 늘려야 하므로 1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등 번거롭다.

 

최근에는 딸기 생산자들이 보리를 키우고, 보리에 천적 곤충을 증식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고양시농업기술센터에서 뱅커 플랜트(천적유지식물)인 보리를 화분에 키워 진딧물을 접종해서 일정량을 증식시키고, 여기에 진딧물의 천적인 콜레마니진디벌을 접종해 콜레마니진디벌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도록 한 것을 상품화했다.

 

딸기 생산자들은 진디벌이 증식된 보리를 구입해서 딸기밭에 두면 콜레마니진디벌이 약 50m 이상 이동하며 작물에 피해를 주는 진딧물을 잡아먹으므로 농약을 살포하지 않고도 진딧물을 방제할 수가 있다. 일본에서도 2종의 천적 곤충을 증식한 보리 뱅커 플랜트에 대해 실험을 마치고, 올해 중으로 상품으로 등록 및 상품화를 추진 중이다. 

 

딸기밭의 보리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하는 보리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보리가 진딧물의 천적이 되는 곤충의 뱅커플랜트로 무농약 재배 딸기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그러므로 딸기 재배 시 보리를 이용한 뱅커 플랜트의 활용, 보리밭 딸기, 보리가 키워낸 딸기 등 보리와 딸기를 연계한 재배, 브랜드화 및 마케팅은 친환경 딸기를 효율적으로 어필하고,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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