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김동국 기자]최근 광주 관내 M고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2학기 기말고사 시험지 파일을 2학년 학급 단체 채팅방에 올려 재시험을 보는 일이 벌어졌다. 학교 측은 사건 다음 날, 이를 광주시교육청에 신속하게 보고하였다.
하지만 광주시교육청은 언론에서 크게 다루자 일주일 뒤에서야 조사에 나서는 등 안일하게 대응했다. 학교 측과 해당 교사는 단순 실수라 해명했지만, 경찰은 채팅방에 시험지 파일이 올라온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광주 관내 중.고등학교에서 진행되는 재시험은 매년 100여건에 달한다. 광주시교육청에 정보공개 청구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 1학기까지 중학교 187건, 고등학교 481건의 재시험이 진행되었다.
재시험 사유로는 문항 오류, 복수 정답, 정답 없음, 출제 오류, 편집 오류 등 단순한 실수에서, 특정 반에 가르치지 않은 범위가 시험문제로 출제된 경우, 시험지가 유출된 사안까지 내용과 수위가 다양하였다.
광주시교육청은 학업성적관리 시행지침을 시행하여 재시험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안내하고 있으며, 단순 사안의 경우 교과협의회 협의와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처리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가 재시험 여부를 교육청에 보고할 법적 의무도 없는데다가 교육청도 2019년 2학기부터 재시험 상황(발생 빈도, 사유 등)을 전혀 파악하고 있지 않다.
물론 단위 학교의 출제 여건과 여러 가지 한계로 재시험이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어떤 사건이 얼마나 발생하고 있고,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교육청이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특히, M고 사건과 같은 중대 사안조차 보고되지 않고, 감독되지 않는다면 성적을 둘러싼 의구심과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교육이 입시로 변질되는 상황에서 입시의 부조리는 평가의 부조리에 고스란히 대응된다. 장기적으로 교육의 공공성을 지향할 수 있는 교육과정 운영, 평가 제도가 개혁되어야 하겠지만, 당장은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훼손되어 학생들이 고통받지 않도록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광주시교육청은 내신 불신이 공교육 전체로 번지지 않도록 학업성적 관리지침을 보완하고, 재시험 상황이 체계적으로 확인되고 점검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다.
2021. 1. 31.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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