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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주 둘러보기: 부부의 연을 맺어준 천년된 샘, 완사천 - (재)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연구사업팀장 김대국
  • 기사등록 2021-01-07 08:2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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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이 우물가의 처녀에게 물 한 그릇을 달라고 한다. 처녀는 물을 떠서 곧바로 건네주지 않고, 버드나무 잎을 따서 물바가지에 넣고 나서야 장군에게 수줍게 내민다. 물을 급히 마시면 체할까봐 버드나무 잎을 띄운 것이었다.

 

장군과 처녀는 누구이며, 배경이 되는 장소는 어디인지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처녀가 버드나무 잎을 띄운 물바가지를 장군에게 건넨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고, 총명함의 대명사로 여겨질 정도이다.

 

버들잎을 띄운 물바가지 로맨스의 주인공은 고려 태종 왕건과 그의 부인인 장화왕후(莊和王后)이다. 시대적 배경은 왕건이 고려를 건국하기 전인 903-914년 사이이다. 장소는 현 나주시청사 앞에 있는 완사천(浣紗泉)이다. 기록에 의하면 당시 궁예의 장군 신분이었던 왕건이 현재의 나주역 부근에 정박해 있던 배에서 근처의 하늘을 보니 오색구름이 서려 있었다고 한다.

 

왕건은 신기하게 여겨 그곳을 가보니 아름다운 처녀가 빨래를 하고 있었다. 이후 이야기는 잘 알려진 버들잎을 띄운 물바가지의 로맨스이다. 왕건은 처녀의 총명함에 이끌려 부인으로 삼았는데, 이 부인이 훗날 장화왕후이다.

 

천 년 전의 그 샘은 1986년 2월 17일 전라남도기념물 제93호로 지정되었다. 본래 작은 옹달샘이었으나 현재의 나주청사를 건립하면서 택지조성 과정에서 샘 주위에 석벽을 쌓았다. 샘 옆에는 왕건에게 물바가지를 건네는 장화왕후의 조형물과 ‘장화왕후 오씨 유적비’가 있다.

 

송악(개성) 출신의 사나이와 나주 출신의 처녀 간에 부부의 인연을 맺어준 샘인 완사천. 천 년이 지났어도 사랑의 이야기는 회자되고 있으며, 샘의 물은 여전히 솟고 있다.

 

■ 완사천

위치 : 나주시 송월동

안내 : 연중무휴 / 자유관람

정보 : 전라남도 기념물 제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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