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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주 둘러보기: 나주의 균형추, 동문 밖 석당간 - (재)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연구사업팀장 김대국
  • 기사등록 2020-12-30 08: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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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나주 방향의 나주대교 끝자락을 조금 지나면 나주 목사고을시장이 있다. 이 목사고을시장 앞에는 전봇대처럼 우뚝 솟은 돌기둥이 있다. 동문 밖 석당간이라 불리는 것이다.

 

동문 밖 석당간을 풀이해보자면 나주읍성 동점문 밖에 있는 돌로 만든 깃발대다. “당”은 불화를 그린 깃발이며, “간”은 그 깃발을 다는 장대라 할 수 있다. 대체로 당간의 길쭉한 장대는 사찰에서 당 깃발을 걸기 위해 설치하였는데, 나주 동문 밖 석당간이 있는 곳에는 절이 없다. 절이 있었다는 기록도 찾기 힘들다.

 

그렇다면 석당간은 어떤 이유로 이 자리에 있을까?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나주는 지형이 배 모양(舟形)과 같아서 이 고을의 안정을 위해 동문 밖에는 석장(石檣, 돌 돛대)을, 동문 안에는 목장(木檣, 나무 돛대)을 세웠다고 한다. 규장각에는 다양한 색채로 나주의 모습을 그려 놓은 나주 고지도(1872년)를 소장하고 있는데, 이 지도에는 석장과 목장이 그려져 있다고 한다.

 

보통 오래된 당간은 양쪽으로 지탱하는 당간지주만 남아있다. 나주 동문밖 석당간은 지주와 당간이 함께 남아 옛 모습을 전해 주고 있다. 당간과 지주를 받치고 있는 기단은 3단으로 복원 공사 시 맨 아래 기단이 땅속에 가려져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고 한다. 이는 5단 돌로 이루어진 당간의 하중과 이 일대의 지반 침하를 고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문 밖 석당간을 직접 보면 기단 부분이 땅 아래쪽에 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다. 당간의 5단 돌을 연결하는 간주 부분에는 구멍을 뚫은 후 쇠막대기를 끼워 막대기 끝에 쐐기를 박아 밀착한 다음 돌과 돌 사이에 철제 띠를 둘러 고정했으며, 끝부분에 옥간석과 보주를 놓았다.

 

석당간 일대 주민들 사이에서 과거에 석당간은 “장사 주렁 막대기”, “진대”라 하여 “힘센 장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로 불리어 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진대제”라고 하여 소원을 비는 기원제를 지냈었다.

 

진대라는 힘센 장사의 지팡이 이야기는 꽤 흥미 있는 설화다. 그 옆에 힘센 장사 조형물을 하나 더 설치하면 소원을 성취해 주는 힘이 더 커질 것만 같다. 무게 중심이 나주혁시도시로 너무 쏠리지 않고 원도심과 균형을 이룰 수 있게 해 줄 것만 같다는 생각도 해 본다.

 

■ 동문 밖 석당간

위치 : 나주시 성북동

안내 : 연중무휴

정보 : 보물 제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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