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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사람에 대한 감염력은?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12-09 10: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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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사상 초유의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조류독감까지 발생해 모두가 망연자실한 상태다. 고병원성 조류독감 발생으로 가금류 농가가 많은 전남은 다른 지역보다 더 심란하고, 조류독감과 접촉 가능성도 많아지게 되었다. 더욱이 코로나19로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크고, 바이러스와 전쟁 중이라는 점에서 조류독감에 이해가 더욱더 필요한 시기이다.

 

조류독감은 조류에 감염력을 갖는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다.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인간과 동물에도 감염되는데, 이 경우에도 조류독감이라는 병명이 사용된다. 조류독감의 감염력은 조류 사이에서는 매우 강하나 인간에게는 그렇지 않다. 이는 수용체 차이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의 전염은 동물 세포에 존재하는 수용체와 결합해서 이루어진다. 인간의 코와 목 등 상기도의 세포에는 인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수용체가 다수 존재하고 있다. 인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이 수용체에 효율적으로 전염 및 증식한다.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수용체는 인간의 상기도에는 거의 없고, 폐 등에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특수한 환경에서 대량의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 때는 조류독감에 감염 및 발병할 수도 있다. 조류독감에 감염된 사람의 기침에 의해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 배출되어도 계절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처럼 상기도에 감염될 가능성은 낮다. 그러므로 구조와 성질이 변하지 않는 한, 사람 간에 감염 위험은 적다.

 

그런데 돼지는 조류독감 바이러스 수용체뿐만 아니라, 사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수용체도 가지고 있다. 두 수용체를 가진 돼지의 체내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와 사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전자 교잡을 일으킬 수도 있게 된다. 그리고 새로 생긴 유전자 재 집합체가 우연히 인간에 감염될 수 있는데, 이것인 2009년에 발병한 신종플루 바이러스이다.

 

해외에서는 가족 간에 조류독감의 감염 사례가 있으므로 장시간 환자와 밀접 접촉할 경우 사람 사이의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다. 조류독감이 사람에게 감염되는 경로는 주로 감염된 조류와 함께 생활하거나 장기나 고기를 직접 만진 것과 관련이 많다.

 

조류독감은 특히 조류의 체내에서 증식하기 때문에 체내에는 밀도가 높다. 이것을 만지거나 섭취할 경우 감염될 수도 있다. 그런데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가열하면 감염성이 없어진다. 음식에 바이러스가 있더라도 식품을 충분히 가열해서 먹으면 감염의 우려가 없다. WHO 식중독 예방 조건에 의하면 계란은 중심부의 순간 온도를 70℃ 이상이 되도록 권하고 있다. 닭고기는 핑크색 부분이 없어질 때까지 가열하면 바이러스는 사멸된다.

 

조류독감의 주요 증상은 고열, 콧물, 인후통, 기침, 호흡곤란 등 계절 인플루엔자 증상과 비슷하다.

계절성 인플루엔자의 경우, 기침 등 기관지가 약해진 상태에게 다른 세균이 침입하여 이차적으로 세균성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 이에 대해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직접 폐에 침입하여 폐렴을 일으킨다는 특징이 있다. 이 외에도 심한 경우에는 호흡 부전이 진행되고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을 일으켜 사망할 수도 있다.

 

사람에게 조류독감이 발병하면 항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약물에 의한 약물 치료가 우선적으로 선택되는데, 계절성 인플루엔자의 치료에도 사용되는 약물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류 바이러스의 이러한 특성상 인간에게 미치는 치명적 피해는 낮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서라도 마스크 착용 등 최대한 주의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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