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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수리취, 누구에게 기술을 배워야 하나?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11-26 08: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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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수리취는 국화과의 다년초로 한국, 일본, 중국, 시베리아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떡의 재료 식물로 유명하다. 전국 각지의 높은 산에 자생하고 있지만 강원도 특산물처럼 되어 있다.

 

전남에서 수리취는 절굿대와 함께 분대, 분추, 분초로 불리어 왔다. 지역에 따라서는 수리취를 암분추, 절굿대를 숫분추라고 부르면서 인절미 등 떡에 이용해왔다. 과거 전남에서 떡의 제조에는 많은 식물들이 재료로 이용되었지만 그중에서도 수리취, 절굿대 및 떡쑥(전남에서는 제비쑥으로 부르는 곳들이 많다)으로 만든 떡은 찰기가 강해 매우 고급떡으로 이용되었다.

 

이들 떡은 한동안 전남에서 자취를 감췄다. 수리취와 절굿대는 주로 높은 산에서 자라는 식물인데, 숲이 차서 채취가 어려워지면서 부터이다. 떡쑥은 저지대에서도 잘 자라지만 농약 사용의 증가로 개체수가 급감했고, 채취 시 수율이 낮기 때문에 이용이 줄어든 결과였다.

 

80대 이상의 고령자들만이 알고 있었던 이들 떡 중에서 절굿대떡과 떡쑥떡(제비쑥떡)은 나주에서 복원이 되었고, 떡집에서 제조 및 판매가 되고 있다. 떡 판매가 늘어나면서 절굿대와 떡쑥의 재배도 이루어지고 있다.

 

수리취는 화순군 한천면 한계리에서 33a(약 1,000평) 정도가 재배되고 있다. 수리취를 재배하고 있는 사람은 떡집을 하는 송 대표이다. 친가인 화순에서 대대로 수리취로 떡을 만들어왔고, 어머니가 무형문화재 심사를 볼 때 수리취떡으로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수리취떡을 전승하기 위해 수리취를 재배하고 있는 것이다.

 

수리취 재배는 2011년에 처음 시도했다. 이후 수리취가 죽고, 다른 이유도 있어서 중단했다가 2017년부터 재배를 해오고 있는데, 올해도 50%가 죽는 등 재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남에 있는 관련 기관에 문의를 했으나 기술 지도를 받지 못했다. 여기저기 수소문하다가, 강원도 농업기술원에 상담을 했으며, 관련 자료를 받아서 재배에 활용하고 있다.

 

송 대표는 수리취 재배가 힘들어서 강원도에서 구입을 시도했다. “신선한 수리취를 주문 후 받고 보니 열이 많은 식물이어서 운송 중에 떳다(노화가 진행된 것에 대한 표현)”고 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지금 화순에서 수리취를 재배하고 있는데 재배 기술을 배울 수가 없어서 답답하다며, 하소연 했다.

 

송 대표가 수리취 재배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관으로는 전남농업기술원, 화순농업기술센터 등이 있다. 그렇지만 이들 기관에서는 재배 면적이 많은 것 위주로 연구하고 기술을 축적하고 있으므로 수리취처럼 재배 면적이 적은 것까지 재배기술을 축적할 여유가 없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송 대표는 강원도 등 기술 축적이 된 곳에서 지도를 받는 것이 효율적일 수가 있다.

 

그런데도 수리취 재배에 서술하는 것은 남도 음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수리취떡이 사라진 것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수리취 재배 기술 축적과 생산이 이뤄졌다면 수리취떡이 사라지지도 않았을 뿐더러 수리취가 특산 작물로 성장했을 것이다라는 아쉬움 때문이다.

 

특히 화순은 다른 지역 보다 수리취떡이 늦게까지 제조 및 이용된 문화가 있다. 그 문화에 주목해 수리취를 소득 작목으로 개발 했다면 주민 소득 증대에 기여함은 물론 송 대표도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것이다. 늦은 감은 있지만 수리취를 화순 특화작물로 육성해서 수리취떡을 부활시키고, 화순 기정떡 등과도 연계해서 지역민들의 소득증대에 기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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