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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커피 농장과 커피드립 죽공예품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11-20 08: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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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의 고장 담양에는 커피농장이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커피 열매를 따서 볶고, 분쇄해서 직접 내려 마시기까지 모든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이 농장은 남위 25도부터 북위 25도 사이의 열대·아열대 지역에서 자라는 커피나무를 북위 35도에서 재배에 성공했다. 커피나무 재배와 활용에 초점을 맞춘 비즈니스 모델도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있다.

 

담양 커피 농장의 성공은 커피 재배라는 화제성, 150만명 가까이 되는 광주시와 인접해 있는 지리적 조건, 농장주의 참신한 발상과 추진력이 이루어낸 성과이다. 이 성과는 전남 농업이 안고 있는 저부가가치의 1차 산업에 집중된 소득 구조, 젊은 농부의 낮은 유입 비율, 시대 변화에 따른 유연성 부족이라는 문제점을 타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 파급 효과는 긍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곳곳에서 유사한 모델의 등장에 따른 제살 깎아먹기의 우려가 상존해 있다. 담양 커피 농장처럼 특정 분야를 개척해서 성공하면 고도화된 기술과 대 자본을 가진 후발주자가 등장해서 소비자를 빼앗은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담양 커피 농장이 새로운 시장 개척에 들인 노력을 제대로 보상받기 위해서는 신규성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신규성은 이내 식상해지고, 화제는 다른 것으로 옮겨가므로 독자성과 차별성을 가져야 한다. 독자성과 차별성은 농장 자체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개별적인 것 보다는 지역만이 갖고 있는 전통과 인지도가 높은 것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런 측면에서 담양 커피 농장은 담양의 특산물인 죽공예품과 연결시키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담양에서 죽공예품은 전통과 인지도가 높으며, 관련 시설(한국대나무박물관, 죽녹원 등)과 공예인이 많다. 행정적 지원과 매년 축제 등 관련 행사가 개최되므로 기회 요인이 많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신규 업종을 특산물과 연계시키는 것은 신규성, 친근감, 규모화 측면에서 유리한 면이 많다. 문제는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커피와 죽공예품도 그렇다. 하지만 죽공예품을 조사해 보면 차와 연계된 것들이 참 많다. 주로 차문화가 발달된 중국에서 죽공예품의 판매촉진을 휘해 개발한 것들이다. 이것은 커피를 위한 죽공예품의 개발과 상품화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이다.

 

현재, 해외에서 커피에 초점을 맞춰 개발한 죽공예품은 몇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은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커피드립 죽제품이다. 일본에서 커피드립용으로 판매되고 있는 죽공예품은 담양처럼 죽제품 특산지인 코치현(高知縣) 스사키시(須崎市) 아와(安和)에서 개발된 것이다.

 

아와에서 커피드립 죽제품의 개발은 일본 도쿄의 긴자(銀座) 거리에 있는 초밥 전문점에서 찻잎을 걸러낼 수 있는 작은 소쿠리를 주문하면서 시작되었다. 원래 메밀국수용의 소쿠리를 만들었던 아와(安和)의 죽제품 장인은 대나무를 가늘게 쪼개고, 섬유를 직조하듯이 섬세하게 엮어서 납품을 했다. 이것이 커피의 드립에 이용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 죽제품으로 커피를 드립하면 커피가 천천히 추출되기 때문에 쓴맛과 잡맛이 줄어들고 부드러운 맛이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통 공예품이 풍기는 독특한 분위기가 커피와 어울리고, 침체된 아와(安和)의 대나무 공예가 새로운 소비처를 찾았다는 점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커피 드립용 죽제품 필터(소쿠리)가 소장품 및 선물용으로 인기를 얻자 여러 가지 형태 및 커피와 결부된 죽제품이 개발되어 생산되고 있지만 아와(安和)의 장인이 만든 죽제품 커피 필터를 구매하려면 주문을 하고 2년 이상 기다려야한다.

 

담양군의 죽공인들은 매우 우수한 죽제품 제조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을 일본의 사례에서처럼 담양의 커피 농장과 접목하면 죽제품과 커피가 함께 살게 된다. 특히 담양의 커피는 죽제품과 만나면서 담양 스타일의 커피 드립과 맛이 탄생되면서 독자성을 갖게 되고, 관광상품화 될 수 있다. 다른 지역에서 담양의 커피농장과 같은 모델을 만드는 것은 가능해도 대나무로 만든 필터로 커피 드립 체험을 하고, 커피 맛을 음미하는 것은 우스꽝스럽게 된다.

 

최근, 담양의 커피 농장처럼 참신한 아이디어로 농업에 뛰어들어 역량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자리를 잡을만하면 제2의, 제3의 업체가 뛰어들어 손 안대고 코푸는 격으로 개척해 놓은 시장을 빼앗아 가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우려를 줄이고, 초기 정착과 장기적인 발전을 꾀하려면 지역의 전통 문화와 결부시켜서 지역과 함께 성장하면서도 독자성을 가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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