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스크린도어정비노동자, 발전소노동자, 택배기사 등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우리 가족과 이웃이 하루 평균 일곱 명이다. 구의역 김군, 태안화력발전소 김용균의 죽음은 안전수칙대로만 했으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지만 죽음은 아직도 우리 곁을 맴돌고 있다.
어처구니 없는 죽음은 노동 현장에서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2016년의 가습기 살균제 사고 등 기업의 이윤을 수백 명의 목숨과 맞바꿔야 겨우 기업 회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었다.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생기는 리스크 비용이 안전조치에 들어가는 비용보다 적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법인에 선고한 평균 벌금액은 약 448만원 수준이다. 故 김용균 노동자의 사망 이후 전면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인명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인명보다 이윤을 우선해 벌어진 사고에 대한 책임을 기업에게 실질적으로 물어야 한다. 말단관리자와 노동자만 처벌하고 기업에는 있으나마나한 푼돈 벌금에 그치는 법을 바꿔야 한다. 영국과 호주, 캐나다는 산업안전법과 별도로 ‘기업살인법’을 제정했다.
영국은 매출액의 2.5%에서 10%까지 벌금을 물리는데 75억에 이르는 벌금을 선고하기도 했다. 호주는 60억을 벌금 최대한도로 잡는다. 캐나다는 무한 벌금제를 채택했다. 미국은 600억이 넘는 벌금을 물리기도 했고, 삼성중공업 괌 공장에 100억에 가까운 벌금을 물리기도 했다.
정의당이 이 법안에 집중하는 것은, 평범한 시민이 기업의 부주의로 허무하게 생을 마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일념 때문이다. 이 목표를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발의했고 의원단이 74일째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각 정당에 요구한다. 책임 있는 정치세력이라면 세월호, 가습기살균제, 이천물류센터화재 피해자들의 물음에 답하라. 수많은 이들의 죽음을 이대로 방치하는 것이 구급차를 가로막은 택시기사와 무엇이 다른가. 특히 더불어민주당에게 묻는다. 대체 누구 눈치를 보기에, 무엇이 두려워서 국민의힘조차 동의하는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지 못하는 것인가. 국민의 생명보다 높이 받들어야할 것이 대체 누구란 말인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단순히 산재방지법이 아니고, 민사배상법도 아니다. 사람의 생명을 뒷전에 둔 기업의 이윤추구활동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는 피해자의 절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입법하는 것은 故 노회찬 의원이 이루고자 했던 정의로운 나라를 만드는 디딤돌이며 정의당의 존재 이유다.
정의당 전남도당은 지난 한 달 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아침 캠페인을 벌여왔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때까지 우리 실천은 계속될 것이다. 생명 앞에 나중은 없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소속 몇몇의원들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당론으로 채택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러한 당연한 목소리가 광야에 흩어지는 메아리가 되지않고 당론으로 모아지기를 바란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역시 죽지않고 일할 권리를 보장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당론 채택에 적극 나서주리라 믿는다. 더불어민주당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거부하고 생명과 안전의 문제를 유예하려 한다면 국민은 그대들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정의당은 시민과 함께 굳건히 입법투쟁에 뛰어들 것이다.
2020년 11월 19일
정의당 전남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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