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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사지에서 / 유 헌
  • 기사등록 2020-03-15 08:4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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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는 바람에도

이끼가 끼었을까

 

퍼렇게 녹이 슨 시간의 잔뼈들이

 

폐사지 휩쓸고 가네

가다가 멈춰서네

 

인적은 없어도

향기가 거기 있어

 

천 년 전 기왓장에 산새가 내려앉아

 

톡톡톡 독경을 외네

말씀을 줍고 있네

 

먼 산길 돌아서 온

탁발승의 몸짓일까

 

아슬아슬 벼랑에 몸을 기댄 저 석불*

 

열린 듯 다문 입술에

염화미소 벙글겠네    

 

*월출산 구정봉 아래 해발 738미터 지점에 있는 마애여래좌상.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국보(144호)로서 용암사지 뒤에 있다.

 

<유헌 프로필>

2011년≪月刊文學》상반기 시조 신인상, ≪한국수필》 수필 신인상, 2012년≪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고산문학대상 신인상, 시조시학 젊은시인상 등 수상. 계간 시조시학· 한국동시조 편집위원, 시조집 『노을치마』 『받침 없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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