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들리는 소리가 아니다
소리 때문에 깨었지만 눈을 뜰 수 없다
감은 채로 어둠 향해 귀를 세운다
고요히 더 고요히 울려오는 소리
이승과 저승의 경계까지 걸어 나간 듯
한 겹 꿈을 열고 나오는 소리
깨어나는 듯 다음 겹의 꿈으로
스며들어간다
거대한 덩치가 몸을 내리 누르는 소리
어떤 액체가 되어 무게로부터 벗어나려 버둥거린다
마침내 마지막 겹의 꿈이 기다린다
이승에 가까워질수록 꿈은 습자지처럼
얇아져 바스락거리다 마침내 깨어난다
악몽 따위는 아무것도 아닌 기억들이
조용히 머리맡에서 기다리고 있다
이순남 《약력》
국립 목포대학 아동학 전공
1998~2017 문학동인 창 회원
주)교원 수석지국장 역임
전남 중,고등 정서 코칭 강사 활동
현/목포 시문학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