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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인재 9급 국가공무원 시험, 유명무실한 학교장 추천 - 국가공무원 추천기회가 특성화고 서열화만 부채질
  • 기사등록 2019-05-27 15: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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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김동국 기자]최근 고용불안이 심각해지면서 국가 공무직에 대한 선호도가 여느 때 보다 높다. 그런데,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 학교장 추천을 거쳐 한 해 약 200여 명의 공무원을 선발하는 제도가 있어서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에서 실태 조사를 하게 되었다.

 

해당 제도는 ‘지역인재 9급 수습직원(이하 수습공무원) 선발 제도’이며, 성적 등 자격요건을 갖춘 응시자가 ‘특정 학교’의 교장 추천을 받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그런데, 조사 결과 대부분 학교에서 내신 성적을 기준으로 삼거나 선발 직렬과 무관한 시험결과를 활용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학교장 추천은 선발 전형의 1차 관문이자 당락의 주요 고리이지만, 지역인재 9급 수습직원 선발제도의 주관기관인 인사혁신처는 물론 단위 학교를 지도 감독하는 광주 등 지역교육청조차 전혀 실태를 파악하지 않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학교장 추천권이란 자율성을 존중하기 때문이지만,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제도를 만든 취지가 무색할 만큼 부적절한 기준으로 추천권이 남용되고 있었다.

 

광주 관내 A·B고교의 경우 등은 인사혁신처 주관 필기시험과 동일한 과목으로 추천자 선정을 위한 자체 시험을 치루고 있었고, C·D고교는 내신 성적을 기준으로 추천 심사를 하였으며, E·F학교 등은 응시자가 적을 경우 전원 추천하고 있었다.

 

‘교장선생님, 지역인재를 추천해 주세요. 국가공무원으로 모시겠습니다.’라며 이런 제도를 만드는 것은 특정 직렬에 누가 더 적절한 직무 능력과 품성을 지닌 사람인지 교육현장 책임자의 관찰과 판단을 믿겠다는 의지가 전제되는데, 현장은 이러한 취지와는 동떨어진 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A· B고교의 경우 누가 해당 직렬의 공무원이 될 만 한 학생인지 고민하기보다 국어, 영어, 한국사 시험을 치러 필기시험 능력 우수자를 가리는 데 힘을 쏟고 있었고, 이미 결정된 내신 성적으로 추천권을 행사하고 있는 C, D고교도 ‘추천’의 의의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또한, 지역인재 9급 수습직원 추천자격 요건에 해당 되는 졸업자와 추천을 희망하는 자를 위해서도 자체 선발계획을 학생들에게 널리 알릴 필요가 있음에도, A고교 외 대다수 학교는 학교 홈페이지 등에 관련 계획을 공지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학교 내 공무원반 등 특정 대상을 위주로 추천대상이 한정되는 결과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제도를 만든 취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도 문제이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제도가 추천권을 가진 학교를 줄 세우는 계기(서열화)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C.D고교의 경우 응시율과 합격률이 낮았는데, 이는 이듬해 이들 학교에 대한 선호도, 인지도 하락으로 연결되었다. 반면 합격률이 높은 학교의 경우 전기 고등학교 지원에서 우수자들이 대거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결국 중학교 내신 성적이 특정 학교의 입학을 가르고 정작 해당 학교에 입학해서 자신의 직무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취득한 수십 여 개의 자격증은 무용지물이 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각종 지원을 통해 취업을 독점하고 있는 마이스터고를 정점으로 특성화고 서열화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정부는 고등학교 졸업 취업 활성화 방안으로 해당 제도의 전형 비중을 지난해 7.1%(180명)에서 2022년 20%(약 500명)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처럼 시험에 기반한 좁은 의미의 학력을 중심으로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광주시교육청도 공무원, 공기업, 금융기관, 대기업 등 학생 취업을 위한 정책에 행·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특정 직업을 차별의 눈으로 바라보는 관행을 해소하려는 등의 교육적 노력은 부실하기만 하다.

    

이에 학벌없는사회는 다음과 같이 촉구하였다.

 

▲ (인사혁신처) 지역인재 공무원 선발 제도의 취지가 흐려지지 않도록, 추천 제도의 실태를 파악하고 개선안을 마련하라!

 

▲ (지역교육청) 교육의 목표와 취업을 동일시하는 태도를 버리고, 다양한 진로선택과 학력차별 해소를 위해 노력하라!

 

2019.5.27.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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