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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공장 안 파업노동자들 건강상태 위급 - 의료진 "2~3일내 증상악화로 절단위기"
  • 기사등록 2009-07-27 20: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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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살인적 정리해고에 맞서 목숨 건 공장점거 파업을 벌이고 있는 쌍용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이 경찰병력과 사측의 무력 침탈뿐만 아니라 건강상태까지도 치명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특히 평택공장에 물과 가스, 의약품 등 반입이 전면 차단되면서 당뇨병과 고혈압 등을 앓던 조합원들은 약을 먹지 못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됐다. 이에 혈당과 혈압조절이 안 돼 위험상황을 맞고 있다.

평소 당뇨병을 앓던 쌍용자동차지부 조합원이 27일 오전 평택공장 의무실을 찾아왔다. 그는 당뇨병 때문에 평소 두 가지 약을 복용해 왔지만 보름 전부터 약이 끊겼다.

"이틀 전부터 발에 물집이 생겨 터지면서 고름이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의무실을 찾은 조합원의 발은 전문의학지식이 없는 일반인 눈에도 심상치 않아 보였다. 물집이 잡혔다가 터진 상처가 수십 군데 있었고, 특히 새끼발가락을 비롯한 주변 부위는 검은 색깔로 변하고 있었다.

쌍용차지부는 몸이 아픈 조합원들을 당장 병원으로 후송할 수 없는 조건에서 일단 급한 김에 발 사진을 촬영해 전문의에게 보냈다.

의료진이 사진으로 진단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정형외과·내과 소견이 대동소이했다.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백남순 사업국장은 "세균성 연조직 감염으로 군데군데 피부 상처가 썩어 들어가면서 고름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하고 "특히 새끼발가락은 '당뇨발'이라는 의학용어로 표현되는 증세가 시작됐는데 2~3일 안에 증상이 악화돼 절단하게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당뇨발'은 당뇨병 환자가 혈당약을 먹지 못하면, 혈당수치가 오르고 말초혈관을 막게 되는데 그로 인해 발 부위 혈관에 피가 통하지 않아 썩기 시작하는 증세다. 의료진은 "사진 속 발은 이미 염증까지 겹쳐 진행되고 있으며 당장 입원치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백 사업국장은 또 "발등과 발바닥은 곰팡이감염이 심한데 이는 물이 없어 씻지 못해 생기는 심한 무좀 증세"라고 말했다.

백남순 사업국장을 비롯한 의료진은 "당뇨약 투약 등을 비롯한 엄격한 혈당조절, 하루 2회 이상 깨끗한 상처소독, 항생제 정맥 투여 등 세 가지 조치가 지금 당장 무조건 꼭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 세 가지 조치를 당장 한다고 해도 이미 색깔이 바뀌기 시작한 새끼발가락의 경우 며칠 안에 절단해야 할 만큼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고 말하고 "이는 정형외과와 내과 전문의료진 공통된 의견"이라고 밝혔다.

당뇨병을 앓는 과정에서 약이 끊겨 발 상처가 심한 조합원(36세, 평택공장 조립1팀)은 "보른 전부터 약을 못 먹으면서 잇몸이 붓고 순간적으로 눈이 흐릿해지는 증상이 있었는데 이제 발 상처가 심해지면서 아침에 일어나면 걷기조차 어렵다"고 증세를 호소했다.

"이제는 발가락을 누르기만 해도 너무 아파 견디기 어려울 지경"이라면서 "그래도 공장을 나갈 생각은 없으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하고 "치료를 위해 의료진을 들여보낼 것"을 촉구했다.

백남순 사업국장은 "공장 안 노동자들 환경이 나빠지면서 환자가 점점 늘고 있지만, 의료진 출입과 의약품 반입까지 전면 차단됐다"고 전하고 "환자가 나올 수도, 의료진이 들어갈 수도 없는 어처구니없고 말도 안 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사측과 경찰을 비판했다.

백 사업국장은 또 "공장 내 물이 끊기면서 화장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파업조합원들 중 어느 누군가 전염성 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고, 만약 그런 상황에서 비가 온다면 급속도로 확산될 수 있다"면서 열악한 공장 내 조건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고했다.
 
한편 국제노동기구(ILO)가 쌍용차 파업과 관련해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노동탄압과 인권침해에 대해 문제르 제기하며 긴급개입에 나섰다.

ILO는 서한을 통해 "확대되는 폭력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보내며, 이것이 사실일 경우, 결사의 자유를 위해 필수적인 노동조합 활동가에 대한 기본적인 시민적 자유와 기본적 인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이 평화적인 집회와 시위에 대한 공권력 사용을 자제하고 파업 노동자의 기본적 인권을 충분히 존중하도록 적절한 지시를 하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노총은 금속노조·쌍용자동차지부와 함께 쌍용차 사태 관련 파업조합원들에 대한 물품 반입 차단 등 현장 인권침해 내용을 국가인권위에 진정하고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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