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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사형수가 전두환 집 방문 후 쓰는 편지
  • 기사등록 2019-04-05 18: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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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씨 !

나는 39년 전 당신들이 만들어 놓은 군사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던 김종배 라는 사람입니다. 그 당시에는 젊은 학생이었소. 그런데 이제 하얀 백발이 되어 5.18동지들과 함께 당신 집앞에 찾아 갔소.

 

그동안 한 번도 당신 집 앞에 가본 적이 없었던 이유는 그리도 많은 사람을 죽이고도 크나큰 집에서 아무 탈 없이 살수 있다는 우리사회가 너무 싫었기 때문이었소. 아니, 기분 나쁜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을 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요.

 


▲ 연희동 전두환 씨 집을 농성단과 함께 방문한 5.18 사형수 김종배 전 의원, 사진제공 : 김종배 전 의원

오늘 나는 당신 집 앞에서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꼈소.

 

광주학살 발포명령자 전두환을 재수사하라고 마이크에 대고 목청껏 외쳐도 무섭게 말리는 사람도 없고 그 기개 높은 당신의 숨소리 하나도 느낄 수 없어서 너무 허망했어요.

 

5월 광주가 한 때는 망월동 묘지에 가서 가족들이 재사도 못 지내는 시절도 있었소. 그런데 내 생각에 아마도 오늘은 당신이 잘못한 것이 있어서 당신 부인 이순자씨하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숨도 크게 못 쉬고 있지나 않을까 싶소.

 

당신은 지금까지 광주학살을 은폐하기 위해서 5월 광주항쟁 기간에는 한 번도 광주에 내려간 적이 없다고 거짓말 했던 것이 들통이 났으니 부끄럽지 않으시오? 5.18 사흘 후인 21일 날 당시 공수특전사령관이었던 당신 친구 정호용하고 당신이 사령관으로 있었던 보안사 예하부대인 505보안부대장인 이재우를 만나 발포명령까지 내려놓고 상경했다구요?

 

▲ 연희동 전두환 씨 집을 방문, 행진하고 있는 5.18 농성단...사진제공 : 김종배 전 의원    

 

당신이 상경한 직후 정호용은 자기 직속부대 공수11여단장 최웅 준장을 시켜서 드디어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를 했습디다. 무장하지도 않았던 시민들을 무차별 죽여놓고 자위권 발동 이었다고 학살의 진상을 지금까지 왜곡하고 있었지요?

 

그것도 날짜와 시간을 조작하여 시민들의 무장이 발포보다 먼저였다고 주장하다가 당신이 사령관으로 있었던 보안사 문서에서 시민들이 무장하기 시작한 시간이 오후 310분이라고 밝혀진 것 아시죠? 그러니 계엄군 발포보다 시민들 무장이 늦었다는 사실은 자위권 방어라고 할수 없지요?

 

시민들은 당신들이 시민을 향해서 무차별 발포해서 분노의 표시로 예비군 초소를 털어서 손에 총을 쥐게 됐던 것이예요. 발포 후 22일은 계엄군들이 시 외곽으로 철수해서 총이 필요 없기 때문에 무기를 우리들 스스로 회수 했던 것이요.

 

그런데 당신 졸개 지만원이는 광주항쟁을 북한특수군 600명이 침투하여 일으킨 게릴라전 이라고 악의적으로 왜곡 날조하고 다니던데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 묻고 싶소.

  

▲ 연희동 전두환 씨 집을 방문한 5.18 농성단...사진제공 : 김종배 전 의원    

 

또 하나 더 물어봅시다.

 

광주항쟁이 북한군 소행이었다면 큰 공을 새웠는데 왜 발포명령을 했다고 떳떳하게 말 못하고 숨기고 있는 짓은 무슨 짓이요? 당신이야말로 당신의 졸개들이 영웅이라고 칭송을 하던데 골목대장도 못할 짜잔한 놈임에 틀림없소.

 

우리는 군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고도 '영광입니다'라고 외치기라도 했소. 나는 당신이 사면되어 백담사 갈 때 자결이라도 할 줄 알았었소. 그렇게도 자신의 목숨을 소중하게 생각 한 사람이 무슨 배짱으로 그 많은 사람을 죽이라고 발포명령을 할수 있었소?

 

그리고 나서 신군부란 놈들, 다들 부자 됐습디다. 그리도 많은 시민들을 학살하고도 사과 한마디도 안 한 독한 놈들.. 당신들이야 말로 용서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요.

 

당신들과 끝까지 싸울 거예요. 법조문 하나라도 걸칠 수 있으면 당신들 고소할거예요. 정권을 탈취하여 부정축재 한 당신들의 재산까지도 들춰 볼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사회의 정의를 실현하고 역사를 반듯하게 세울 수 있는 우리의 마지막 임무라고 생각하는 바이오

 

2019 .4.4

5.18역사왜곡 저지 농성단 대표 5.18 사형수 김종배/신문고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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